박현주기자
인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phobia·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고체 배터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화재 사고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충전율이 100%가 되지 않도록 제한 설정해두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문 교수는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탄소중립 때문에 국내에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됐는데 전기차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는 전해질이라는 액체가 있는데, 화학 작용에 의한 내부 쇼트(단락)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로 넘어가야만 안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배터리 제조사에서는 내년쯤 고체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현재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사고 예방을 위해 배터리 제조사 등 정보를 공개하는 인증제 도입에 대해서는 "배터리사 확인보다는 성능 확인이 중요하다"며 "현재는 배터리 성능 인증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2년에 한 번 정기검진 받듯이 자동차 검사 시에 열화 정도, 충전율, 온도, 압력 등을 고객에게 알려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이라고 했다.
개인 차원에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충전율 제한 설정과 서행 운전을 들었다. 문 교수는 "자동차에서 충전율을 80%, 90%로 설정해두면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다"며 "또 전기차 배터리가 차량 아래에 있으므로 둔덕을 넘을 때 서행하면 좋다"고 당부했다. 장시간 충전으로 배터리가 과충전될 경우 화재 위험을 높일 수 있어서다.
한편 지난 1일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주민 23명이 다쳤으며, 지하에 주차된 차량 72대가 전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