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금융투자소득세가) 부자들을 위한 세금 깎아주기란 프레임이 맞는다면, 왜 1400만 개미 투자자가 반대하겠나"라고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의원들이 금투세와 관련해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한 대표는 금투세 토론에 응하라고 다시 한번 민주당을 압박했다.
한 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비과세 기준이) 5000만원이냐 1억원이냐는 기준을 갖고 얘기하면, 그렇게 돈을 버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개미투자자를 향한 것이 아니라고 호도하는데 그건 착각이나 왜곡"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어 "부자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 중점이 아니다. 큰손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개미투자자가 입을 손해를 막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외발 주가 폭락으로 예정되어 있던 금투세 토론회를 민주당이 취소해버렸다"며 "내가 그 토론회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동으로 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에서 그 토론회를 주최했던 의원이 자신 있으면 나보고 나오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이재명 전 대표와 격을 맞추기도 하는데, 민생 앞에서 격을 맞추는 건 큰 의미가 없고 (토론을) 하겠다고 말했다"며 "막상 그렇게 하니 민주당이 토론을 안 하겠다고 도망간 건데, 민주당은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자신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격'을 언급한 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이지만, 이 전 대표의 당 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만큼 이 전 대표와 토론하는 것이 여당 대표인 한 대표와 격이 맞다는 것이다. 그는 "토론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 없는 대형 악재를 방치한다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국민을 위해서 1400만 투자자를 위해서 금투세 강행을 포기해달라. 입장을 바꾼다고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 대표는 "또 (시행까지) 6개월 남았다고 천천히 가자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런 식의 대형 악재가 되는 이벤트는 주가에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동한다. 대개 6개월 이전부터 영향력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지금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지 않나"라며 "다른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 우리 증시의 상승 폭이 좀 좁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기 싸움 식으로 강행할 이유가 뭔가"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보면 토론회에서 (금투세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강행해야 한다고 했다"라며 "(민주당은) 여러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원래 1인 정당이 아닌가. 근데 왜 이 이슈에선 갈팡질팡하나. 오래 끌지 말고 필요하면 토론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논거로 이것에 반대하고 있는지는 충분히 설명했다"며 "민생 영역이기 때문에 협치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