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이번 주(8월5~9일) 증시는 2700선이 무너진 코스피가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는 2.04%, 코스닥은 2.29% 각각 하락했다. 특히 지난 2일 코스피는 3.65% 하락하며 2700선이 무너졌다. 이는 2020년 8월20일(3.66%)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도 4% 넘게 급락하며 770선대로 주저앉아 지난해 11월13일(774.42)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불안 속 국내 증시도 급락했다"면서 "코스피는 팬데믹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선물 순매도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딥밸류(초저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배를 하회해 2022년 말 코스피 2169포인트(당시 PER 8.82배)로 저점을 기록했을 당시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특히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 국면에서 선행 PER 9배를 이탈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과도한 경기침체 우려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에 코스피는 딥밸류 국면에 진입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변동성은 덜할 수 있으나 회복 탄력 또한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종가 기준 올해 2월 이후 한 번도 뚫리지 않으면서 코스피의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20일선도 쏟아지는 매도 물량 폭탄에는 견디지 못하고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다음 지지선은 200일선(2일 종가 기준 2627.72)이 될 것"이라며 "이번 주 예정된 이벤트들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변동성은 조금 덜할 수 있지만 그만큼 회복 탄력성 또한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대한 합리적 의심에 따른 주가 조정으로 판단되나 코스피 100포인트(3.65%) 이상의 하락, SK하이닉스 10% 이상의 하락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장대음봉의 출현으로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1일 종가 2777포인트와 2일 종가 2676포인트 사이에서 방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이 단기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원 연구원은 "시장은 단기 바닥을 향해 가는 중으로 코스피 기준 고점 대비 10% 내외의 낙폭이 예상된다"면서 "2600선 중반부터는 매수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추격 매도는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전저점 2700선을 하향 이탈함에 따라 경로변경이 불가피하나 현재 주가 레벨,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추격 매도의 실익은 없다고 본다"면서 "당기 등락이 좀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비중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선물 매도는 클라이맥스를 향하고 있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절반 이상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5일 미국 7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7일에는 중국 7월 수출입, 9일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과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5일 버크셔 해서웨이, 6일 캐터필러·우버·글로벌 파운드리, 7일 디즈니, 8일 일라이 릴리가 실적을 공개한다. 국내 기업들은 5일 한국금융지주, 6일 SK텔레콤·아모레퍼시픽, 7일 KT·하이브·신세계, 8일 카카오, 9일 네이버(NAVER)·CJ대한통운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