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서울 마을버스가 코로나19 이후 재정난에 빠지면서 기사 이탈과 고령화, 이중고에 갇혔다. 시민의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재정지원 기준액을 현실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일 서울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마을버스는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승객 수가 급감하면서 운영난과 인력난을 겪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시 마을버스 운송종사자는 2815명으로 적정 운수종사자보다 626명이 부족하다. 운수종사자 부족 인원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 2020년 209명에서 2021년 517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마을버스 운수종사자들은 처우가 더 좋은 시내버스나 택배, 배달 업종으로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기본급에 상여급, 수당 등을 더한 월 급여를 비교하면 시내버스가 460만원, 마을버스가 320만원 정도로 마을버스가 시내버스 약 70% 수준이다. 젊은 운전자들의 이직으로 마을버스 운전자의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시 전체 버스회사에서는 50대 종사자가 43.9%로 가장 높은 비율 차지하고 65세 이상은 14.2%에 불과하지만, 서울시 마을버스로 한정하면 65세 이상이 42.9%에 달한다.
이에 따라 마을버스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마을버스 업계의 불황은 다시 배차간격 증가, 버스 운행 중단 등 시민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는 마을버스 운전자의 처우 개선을 담은 조례를 지난 6월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마을버스에 대한 시의 재정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1대를 하루에 운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인 기준운송원가를 토대로 '재정지원 기준액'을 정하고 그에 맞춰 지원금을 지급한다. 올해 기준액은 지난해 45만7040원에서 48만6098원으로 상향되면서 6월 기준 약 5억5100만원의 추가 지원이 이뤄졌다. 다만 올해 정해진 기준액은 마을버스조합 측이 요구한 기준액(약 52만원)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지원금 지급 기준이 '차량 등록 대수'에서 '실 운행 대수'로 바뀌면서 지원금이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시는 그동안 '등록된 차량'에 비례해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올해 초부터는 '실제 운행' 차량을 기준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기준 변경으로 재정지원액은 올해 2월 34억4700만원에서 3월 28억9300만원으로 16% 줄었다. 최민규 서울시의회 의원은 "지원금을 받는 업체 중 절반 이상인 60%의 업체들의 지원금이 줄었다"며 "재정지원금 기준을 상향함으로써 마을버스 운행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거나, 준공영제 도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마을버스의 운행률 제고를 위해 '실 운행 대수'로의 기준 변화는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등록 대수 기준으로 하는 것이 지원금을 더 받게 돼 좋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차고지에 차를 넣어두고 운영 횟수를 줄일 수 있다"며 "시민 입장에서는 (지원 기준을) 실 운행 수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