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윤기자
한국과 폴란드가 6조원 규모의 2차 금융계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인 HSW(Huta Stalowa Wola) 대표단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기 체계 생산 현장을 실사하기 위해 최근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폴란드 국방부 측과 함께 방한한 보이치에흐 케지에라 HSW 사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을 둘러보며 제조 역량을 살폈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이 이들을 안내하며 한화의 생산 기술 경쟁력을 직접 설명했다.
HSW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작년 말과 올해 4월에 폴란드 군비청으로부터 수주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로켓과 관련해 체계 조립 분야에서 한화와 협력하는 업체다. 한화로부터 부품과 기술을 받아 현지에서 생산한다. 앞서 HSW는 K9 자주포 차체(프레임)에 자체 생산한 포탑을 결합해 크랩(Krab) 자주포를 제작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차 실행계약을 완료한 후, 현재 우리 정부와 폴란드 측의 금융계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다. 폴란드는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의 보증을 요구했다.
약 3조4758억원 규모의 K9 2차 금융계약 시한은 당초 올해 6월이었으나, 양측의 협의를 통해 올해 11월로 연장됐다. 방산 금융 지원을 위해 지난 2월 수출입은행법이 개정돼 법정 자본 한도가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확대됐지만, 실질적인 지원 규모 등에 대한 관련 부처 간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만나 K9 및 천무 2차 계약을 9월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하기로 한 점은 긍정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현대로템의 K2 전차 등 2차 이행계약이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 기간에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 2조2526억원 규모의 천무 금융계약 시한은 기존 계획대로 올해 11월이다.
한화그룹의 조선 계열사인 한화오션도 약 3조3500억원 규모의 폴란드 디젤잠수함 수주를 타진 중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전 세계 11개사가 지원했으며, 현재 숏리스트 3개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당초 이달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8월에서 9월 초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핵잠수함이 아닌 디젤잠수함의 경우 기술과 성능 면에서 한국이 최강이지만, 방산 수주에는 국가 간 관계 등의 부수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