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화려한 부활…영업익 400% 급증한 이 회사

화승엔터프라이즈, 연간 영업익 400% 급증 전망
미국, 아시아 시장서 신발·쇼치 인기…Y2K 유행
나이키 주가 31%급락, 아디다스 주가 26% 상승

글로벌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가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아디다스는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러닝 트랜드가 확산되면서 운동화 수요가 늘고 있고, 'Y2K(2000년대 초반 패션)' 열풍으로 아디다스 브랜드의 상징인 '삼선'이 재유행하면서다. 아디다스 제품의 위탁생산을 맡은 화승엔터프라즈는 올해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746억원, 1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대비 각각 16%, 104% 신장한 수치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1분기에도 매출액 신장과 흑자전환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400%나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조4570억원, 영업이익은 6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예상 증가율은 각각 20%, 416%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의 신발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자개발생산(ODM) 기업 '화승 비나(베트남)'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아디다스 신발 제품의 20% 이상을 생산하는 상위 벤더사로, 회사 매출의 대부분이 화승 비나에서 발생한다. 아디다스의 판매가 늘어나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도 확대되는 구조다. 키움증권 리서치 센터는 "삼선 제품 유행이 다시 돌아오고 있으며 유행이 신발에서 옷까지 점차 확장되는 추세"라며 "생산업체에 아디다스 향 수주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디다스 제품은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31년 만에 5800만(870억원)유로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지만, 반년 만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디다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억유로(1조5000억원)이다. 1분기에는 7억 유로를 예상했는데,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불티나게 팔리면서 3개월여 만에 전망치를 3억유로나 올렸다. 생산 업체인 화승엔터프라이즈에는 아디다스가 지난해부터 진행한 재고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긍정적이다. 생산 가동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다디스의 부활을 견인한 제품은 신발이다. 최근 신발 트렌드를 보면 마라톤 러닝 트렌드에 힘입어 착화감이 좋은 러닝화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Y2K'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클래식한 운동화가 많이 팔리고 있다. 러닝화의 경우 프랑스의 '호카'와 스위스 '온러닝', 일본 '아식스'. 미국 '브룩스' 등 신생 브랜드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는데, 캐쥬얼 운동화를 찾는 수요는 캐쥬얼, 정장, 스포츠 등 다양한 옷에 잘 어울리는 가젤, 삼바, 슈퍼스타, 스페지알 등 아디다스의 스테디셀러 제품들을 흡수하고 있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우리나라 전통 가죽신 ‘갖신’ 재해석한 ‘가젤 갖신'.[사진제공=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아디다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한몫했다. 아디다스는 가젤, 삼바 모델에 다양한 색을 변경해 재출시하는 전략을 내세워 제품 판매량을 늘렸다. 해외 유명 셀럽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아디다스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제니, 정호연과 수지, 김나영, 태연 등 연예인들이 자주 착용하는 모습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끌어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국내에서 유행하는 것이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시차가 있지 않다"며 "해외에서 유명 셀럽들이 아디다스 신발을 많이 신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되면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패션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브랜드 '아디다스'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7% 늘었다. 같은 기간 아디다스의 주요 제품인 '아디다스 가젤' 검색량은 52% 증가했다. 최근에는 양옆에 삼선 줄이 그려진 반바지' 파이어버드' 쇼츠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나이키의 부진도 아디다스에 기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현재 글로벌 운동화 생산 시장 점유율은 1위 나이키(46%), 2위 아디다스(17%) 순이다. 나이키는 코로나19 기간 조던 등 고가 제품들이 리셀 열풍을 주도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올해는 신제품 부진, 기존 제품에 대한 의존도 증가로 인해 고전 중이다. 주가도 큰 차이를 보인다. 아디다스의 주가는 연초 이후 26%가량 올랐지만 같은 기간 나이키 주가가 31%가량 급락했다.

하반기에도 아디다스는 다양한 제품 출시해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K-패션, K-뷰티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한국 시장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 시장은 지난해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속했는데 올해 1월부터는 한국 단독 시장으로 독립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별도의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아디다스 신발 제품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개선됐다는 후문이다.

유통경제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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