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아니었어?…출산에 가장 적절한 나이 따로 있다

출산에 가장 적절한 나이는 '30대 초반'
초산 늦어질수록 합병증 등 건강 나빠져
45세 이상 고령 임신, 자폐 위험도 54%

저출산이 나날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산모와 출생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가장 낮은 산모의 나이대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출산하기 가장 좋은 나이대는 30대 초반이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21일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오수영·성희지 교수)와 임상역학연구센터(조수희·김단비 교수) 연구팀은 최근 초산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출생아와 산모의 건강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첫 번째 출산의 최적 나이를 30대 초반으로 꼽았다.

연구는 2005~2019년 동안 첫 아이를 낳은 여성 368만5817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첫 아이를 낳은 산모의 나이를 ▲24세 이하(15만818명) ▲25~29세(84만5355명) ▲30~34세(173만8299명) ▲35~39세(78만7530명) ▲40~44세(15만1519명) ▲45세 이상(9296명) 등 6개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다.

연구진들은 대체로 첫 아이를 낳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임신 합병증 등 산모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24세 이하 산모에서는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이 2.5%였으나, 45세 이상에서는 10.2%로 4배 높아졌다. 제왕절개 수술률도 24세 이하는 29.5%였던 것에 반해, 45세 이상에서는 74%로 2배 이상 높았다.

정해진 주수보다 빠르게 출산하는 조산의 상대 위험도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24세 이하(16%) ▲30~34세(7%) ▲35~39세(26%) ▲40~44세(55%) ▲45세 이상(85%)이었다. 출생아에게 자폐가 나타날 위험도 24세 이하는 18%인 것에 반해 45세 이상은 54%였다. 고령 산모의 경우 자녀에게 자폐가 나타날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반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인지발달 지연은 24세 이하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43%).

연구진들은 위 내용을 종합한 결과 첫 출산의 최적 나이를 30대 초반으로 꼽았다. 다만 위 연구는 출생아 아버지의 나이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오 교수는 "산모의 나이뿐 아니라 출생아 아버지의 나이도 출생아의 장기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이미 해외 연구들에선 잘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령 초산모를 35세 이상의 나이에 첫 임신을 한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35세 고령 산모 비율은 2015년 27.0%에서 2022년 42.3%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 서울시는 35세 이상 임산부들의 산전 관리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출산을 돕기 위해 분만예정일 기준 35세 이상 임산부들이 소득과 관계없이 임신 기간 중 산모·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외래 진료, 검사비를 임신 회당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연임신 성공률은 35세에는 29%이며, 39세에는 25%, 40세에는 22%, 41세에는 18%, 42세에는 15%로 급격히 감소한다. 나이가 들면서 임신이 더 어려워지는 이유는 나이를 먹을수록 난자의 양과 질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슈&트렌드팀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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