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지방세 세목 25개 중 20개 이중과세…배우자 상속세 폐지 등 필요'

대한상의 '이중과세 문제점 분석' 보고서
"동일 세목·동일 과세대상 이중과세 분리규율"
"미환류소득법인세·배우자 상속세 등 폐지"

실효성 낮은 이중과세 완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제기됐다. 이중과세 유형을 '동일 세목' 이중과세와 '동일 과세대상' 이중과세로 나눠 규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상생협력촉진세(미환류소득 법인세)와 배우자 상속세 제도를 폐지하고 배당금 이중과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재계는 주문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 전경.[사진제공=대한상의]

1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 이중과세 문제점 분석'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한 67개국 대상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 조세정책 부문은 34위를 기록하며 전년 26위보다 8계단 떨어졌다. 조세부담률이 2021년 22%에서 2022년 23.8%로 높아지면서다.

납부세액공제, 가업상속공제, 익금불산입제도 등 이중과세 완화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이 낮다고 상의는 지적했다. 이중과세 유형을 '동일 세목' 이중과세, '동일 과세대상' 이중과세로 나눠서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고 상의는 주장했다.

동일 세목 이중과세 세목 중 법인세, 재산세가 대표적이다. 기업은 한 해 소득 관련 최고 24%의 법인세에 20%의 투자·상생협력촉진세를 내야 한다. 토지 등 자산 처분이익이 있으면 최대 40%의 양도소득 법인세를 납부해도 법인세가 재차 부과된다. 재산세의 경우 주택은 최대 0.4%, 주택 외 건축물은 최대 4%가 적용된다. 국토계획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고시한 지역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0.14%의 '도시지역분 재산세'를 추가 부과한다.

동일 과세대상 이중과세에는 소비 행위에 대한 과세, 상속세 과세, 주주 배당금 과세 등이 있다. 소비행위를 하면 개별소비세, 주세, 교통세, 레저세, 담배소비세 등의 간접세가 붙는다. 일정한 비율로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지방교육세 등의 부가세(surtax)가 매겨진다. 간접세, 부가세에 10%의 부가가치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배우자 상속세분에 상속세를 부과한 뒤 배우자 사망 시 자녀에게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다. 헌법재판소도 상속세와 유사한 재산과세인 증여세에 대해 10년간 누적 공제액 5000만원을 계산할 때, 부부가 자녀에게 증여한 금액을 합산한 바 있다. 부부를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판단했다는 뜻이다. 경제공동체 구성원인 부부 간 상속에 대한 과세는 이중과세로 볼 여지가 있다. 소득세를 낸 뒤 형성된 자산에 상속세가 부과된다는 점에서 상속세-소득세 간 이중과세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인주주는 모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배당받을 때 자회사가 법인세 납부 후 낸 이익을 배당으로 받게 된다. 지분율이 50% 미만이면 모회사는 배당소득에 다시 법인세를 내야 한다. 개인주주도 법인세 납부 후 이익을 배당받을 때 개인소득세를 내야 한다.

대한상의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 폐지 ▲배우자 상속세 폐지 ▲주주 배당금 이중과세 해소 등을 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배당도 환류액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상생협력촉진세 과세 대상에서 배당을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 세목을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배우자 상속세 폐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우자 상속공제가 존재하지만 최대 한도는 30억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상속세 시행국 중 미국, 영국, 프랑스는 배우자 상속분에 대해 상속세를 매기지 않는다.

배당금 이중과세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인주주 배당금의 경우 5% 이상 지분보유 시 100% 익금불산입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인주주의 경우 배당가산율을 법인세 실효세율을 기준으로 산정해 이중과세를 완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비효율적인 조세 운영이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며 "산업 전환 변곡점을 맞은 상황에서 우리 조세 제도를 경제 도약을 뒷받침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IT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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