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최근 테슬라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에서 주춤했던 테슬라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국내 투자자 해외 주식 보유금액 1위 자리를 탈환했고 테슬라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투자자 해외 주식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보관금액은 149억7094만달러(약 20조6838억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던 엔비디아는 131억6609만달러로 2위로 내려앉았다. 애플(50억8248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41억469만달러),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35억3354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강력한 지지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테슬라는 올 들어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인공지능(AI)을 업고 올해 가장 핫한 주식으로 떠오른 엔비디아에 1위 자리를 내줬었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가 연일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마음을 돌렸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엔비디아 급등 이전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상품이었지만 연이은 저가 매수에도 주가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며 애증의 기업으로 전락했었다"면서 "그런 테슬라가 지난 4월 말 저점 이후 70% 넘게 반등에 성공하며 다시 엔비디아를 제치고 서학개미 보유금액 1위에 등극하게 됐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최근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는 38% 넘게 올랐다. 한 달 전 170달러였던 주가는 250달러를 넘어섰다. 박 연구원은 "테슬라는 연초 AI 랠리에서 소외되며 248달러 선이었던 주가가 140달러 선까지 급락했었지만 AI 모멘텀이 가격부담에 직면하기 시작하자 그 대안으로 애플, 테슬라 등 AI 랠리에서 소외되고 가격메리트가 높아진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격메리트와 함께 완전자율주행(FSD), 대선 관련주 등 여러 이야기가 호재로 작용했고 결정적으로 2분기 인도량 호조 발표로 지난 1분기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높아진 것이 최근 급등의 주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초 테슬라는 올해 4~6월 차량 인도량이 44만3956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인도량(46만6140대) 대비 4.8% 줄어든 수준이나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3만9000대)를 웃돈 것은 물론 1분기(38만6810대)와 비교해서도 14.8% 증가한 수치다.
ELS 발행에서도 테슬라의 인기가 다시 오르고 있다. 혼합형과 주식형 ELS에서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종목은 테슬라로, 2022년 초 이후 개별 종목 중 지속적으로 1위를 기록해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관련 ELS 발행 금액이 감소세를 보여왔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테슬라 관련 ELS 발행 금액은 지난 1월 2483억원에서 2월에는 1360억원, 3월 881억원, 4월 808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5월에 1153억원으로 반등했고 6월에는 1811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관련 ELS 발행 금액은 4월까지 감소하다가 5, 6월에는 증가했다"면서 "특히 6월에는 발행금액이 4월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