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자력전지’ 우주에서도 장기간 성능 이상 無

누리호 성능검증 위성에 탑재한 원자력전지가 장기 신뢰성 평가에서 성능에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다. 평가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에서 개발한 원자력전지가 달, 화성, 심우주 탐사선과 로버의 열·전력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원자력전지를 2022년부터 누리호 성능검증 위성에 탑재해 지구 저궤도에서 신뢰성을 평가한 결과,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원자력전지를 개발한 홍진태 박사(오른쪽 첫 번째) 등 연구진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원자력전지는 연구원 동위원소연구부 홍진태 박사 연구팀이 세계 세 번째로 개발했다. 이 전지는 플루토늄 동위원소(Pu-238)를 열원으로 하고,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열전소자와 전지 내부의 열 손실을 막는 동시에 열을 전달할 수 있는 열 제어 구조체로 구성된 열출력 10W급으로 개발됐다.

평가는 2022년 11월~올해 5월 원자력전지가 전기 출력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원자력전지의 출력 전압과 내부 온도를 위성 본체가 전달받아 데이터를 일정 기간 저장한 후 지상국과 교신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면 이를 분석해 정상 작동 여부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 결과 원자력연구원은 출력 감소나 부품 고장 없이 120mW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은 실험에서 지구 저궤도에서 방사성물질 사용을 금지하는 UN 국제규범에 따라 방사성동위원소 열원을 전기 히터로 대체했다.

위성 본체에서 공급된 10W의 전력으로 전지 내부 전기 히터를 가동해 방사성동위원소 붕괴열과 동일한 열을 발생시켜 실험한 것으로, 실험에서 목표 전력을 정상적으로 생산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극저온의 달 표면에서 환경온도 모니터링, 우주방사선 계측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32년 달, 2045년 화성 등 우주탐사 계획을 세웠다. 우주탐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에너지 확보의 핵심이 곧 원자력전지라는 점에서 이번 평가 결과는 유의미하다는 게 원자력연구원의 설명이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원자력연구원은 앞으로도 달과 화성 탐사 등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고성능 원자력전지를 개발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