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고민…'이재명 대항마'가 없다

'약속 경선' 나오지만 후보 찾기 힘들 듯
경선 아닌 추대 방식 전대 가능성도 거론

더불어민주당이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대표와 경쟁할 당대표 후보자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 단독 후보로 나설 경우 '일극체제'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권 안팎에선 후보 없는 당대표 경선 가능성에 민주당 전당대회가 '이재명 대관식'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선 전당대회 경선 과정을 기존 방식 대신 후보 선출 일정 등을 대폭 축약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동안 당 전당대회는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투·개표 결과를 진행하는 지역 순회 경선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는 본경선에 앞서 각 후보가 지역 합동 연설을 통해 역량을 검증받고 전국적인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분위기가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을 결정하는 경선을 앞둔 탓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에서 24년 만에 처음이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또대명'(또다시 대표는 이재명)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을 주장하며 '이재명 2기 체제' 띄우기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에선 이 대표와 경쟁할 후보자의 하마평조차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언급되는 정도다. 후보자 없는 전당대회의 문제는 '일극체제'에 대한 반감이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반감 확대는 중도층 확장의 걸림돌로 이어질 수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이재명 2기 체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지기반을 축소하는 리스크를 키운 꼴"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경선 방식이 아닌 추대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을 내다봤다. 추대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을 이어가는 게 사당화 비판을 최소화하는 최선책이란 설명이다. 추대의 경우 경선 투표 없이 당대표직에 오를 수 있고, 지역을 순회하지 않아도 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전준위가 우선 당대표 후보자 모집 공고를 한 후 마땅한 지원자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추대 방식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경쟁 가능한 후보자를 물색해 이른바 약속 경선을 치르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친명계에서 후보자를 선정해 이재명 단독 후보 리스크를 줄여보겠다는 구상이지만, 후보자 찾기가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당에서는 연일 이 대표의 사당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전혀 도전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치부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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