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김정은, 러시아 오라'…北, 대러 군사지원 나서나

귀국 닷새 만에…푸틴, 김정은에 '감사 전문'
北, 주민들 보는 노동신문 1면에 전문 실어
연일 미국 비난, 대러 군사지원 정당화 의도

북한이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푸틴이 보낸 감사 전문을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 게재했다. 특히 북한은 양측이 준군사동맹으로 올라선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를 두둔하고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입장을 꾸준히 밝히고 있어 군사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은 25일 자 노동신문 1면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감사 전문' 전체 내용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류 기간 나와 러시아 대표단을 훌륭히 맞이하고 진심으로 환대해 준 당신에게 가장 진심 어린 사의를 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평양을 떠난 지 닷새 만에 보낸 메시지다.

5연속 집권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국가 방문은 모스크바와 평양 사이의 관계를 전례없이 높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하여 특별한 의의를 가진다"며 "지금 우리 두 나라 앞에는 여러 분야에서 유익한 협조를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전망이 펼쳐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건설적인 대화와 긴밀한 공동의 사업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하여 기쁘게 생각한다"며 "당신은 러시아 땅에서 언제나 기다리는 귀빈이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다음에는 (회담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감사 전문은 전날 크렘린궁 공개로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도 보도됐다. 주변국의 거듭된 우려에 개의치 않고, 북·러 정상 간 끈끈한 유대와 교류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최고훈장인 '김일성훈장'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입장을 옹호하는 글을 잇따라 관영매체에 게재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무기를 이용한 대러 공격에 연일 비난 입장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우크라이나 괴뢰들 러시아 영토의 평화적 주민들에 대한 테러 공격 감행' 제하의 보도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를 미국산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공격한 점을 거론했다. 통신은 "수세에 빠진 우크라이나 괴뢰들이 무분별한 테러 행위에 매달리고 있다"며 "미국의 극악한 반(反)러시아 대결광기의 직접적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군부 서열 1순위로 꼽히는 박정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내세워 미국을 공격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비난했다. 북한이 미국의 지원으로 러시아가 위협에 처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건 향후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 지원을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부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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