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0배에 도둑질까지…텀블러·신발·키링, MZ는 '별걸 다 꾸며'[청춘보고서]

美에서 유행하던 '텀꾸' 문화
텀꾸 시초는 스탠리
텀꾸 외에도 다꾸·폰꾸·신꾸 유행

젊은층 사이에서 신발, 다이어리에 이어 텀블러를 꾸미는 이른바 '텀꾸'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당초 미국에서 유행하던 문화였으나, 최근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화제 되면서 국내에서도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커스텀 문화는 개성과 트렌디함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성향과 연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빨대 마개·키링도 내 맘대로…'텀꾸' 나선 MZ

한 틱톡커가 텀블러를 꾸미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출처=틱톡]

텀꾸의 시초가 된 브랜드는 스탠리(stanley)다. 스탠리는 1913년 설립된 캠핑용품 제조업체다. 특히 스탠리가 출시하는 텀블러는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화재로 전소된 차량에서 얼음이 들어있는 스탠리 텀블러가 발견됐다는 내용의 영상이 틱톡에서 바이럴 되면서 스탠리는 4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뛰었다. 미 캘리포니아주에선 한 여성이 스탠리 텀블러만 65개를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청소년들은 어렵게 구한 스탠리 텀블러의 도색이 벗겨지지 않도록 커버를 씌우거나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를 텀꾸의 시초로 볼 수 있다. 또 남들과 똑같은 기성품을 그대로 들고 다니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 해 자기만의 개성을 뽐내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도 '스탠리 꾸미기' 유행은 확산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텀블러와 관련한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텀블러 손잡이 스트랩, 빨대 마개, 키링(열쇠고리) 등이 그 예다.

최근 스탠리 빨대 마개를 구매했다는 직장인 김기원씨(28)는 "빨대 마개를 끼우기 전에는 텀블러 안에 먼지가 들어갈까 봐 걱정했는데 마개를 끼우니 먼지가 들어가지 않고 위생적인 느낌이라 좋다"며 "또 마개 하나만으로도 텀블러를 꾸민 느낌이 나고 남들과는 다른 제품이 된 것 같아서 좋았다"고 했다.

35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한 유튜버도 '스탠리 꾸미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테무에서 텀블러 액세서리, 스탠리 액세서리 이런 키워드로 검색하면 다양하게 나온다"며 스탠리 캐리어 가방, 스탠리 스낵 그릇, 실리콘 빨대 뚜껑 등을 소개했다.

[이미지출처=틱톡]

다꾸··폰꾸·신꾸…'별다꾸' 세대

[이미지출처=에이블리]

앞서 텀꾸를 비롯해 다꾸(다이어리꾸미기), 폰꾸(폰 꾸미기), 신꾸(신발 꾸미기) 등도 화제 됐다. 신꾸는 진주 장식이나 비즈, 레이스가 달린 끈 등 다양한 부자재를 통해 신발을 꾸미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유행하면서 관련 상품들의 매출도 상승했다. 온라인 패션몰 에이블리는 지난 4월 운동화 끈 상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고 밝혔다. 운동화 끈에 키링을 달아 장식하는 신발 키링은 올해 들어 빠르게 구매가 늘며 지난 4월 거래액이 직전 달 대비 50배 가까이(4890%) 성장했다.

편한 착용감으로 입소문 난 '크록스'도 신꾸 트렌드에 힘입어 2030대에 인기를 얻었다. 크록스는 발등 부분에 구멍이 여러 개 있는 샌들로, 구멍에 액세서리 '지비츠 참'을 끼워 개성에 따라 꾸밀 수 있다.

이러한 '별다꾸(별걸 다 꾸미는)' 문화는 개성표현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특성과 고물가 현상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MZ세대는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대량생산되는 기성 제품을 꾸며 자신만의 물건으로 커스텀하려는 하는 욕구가 다른 세대에 비해 크다. 또 고물가 시대에 새로운 물건을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흠집이 난 부분 위에 스티커를 덧붙이는 식으로 고치면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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