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 운동광인 네덜란드, 정작 이것 때문에 사망 위험↑

앉는 시간 길어 운동 장점 상쇄
앉는 습관, 당뇨나 암 등에 영향

유럽에서 가장 운동을 많이 하는 건강한 국가로 손꼽히는 네덜란드가 오히려 심혈관 질환, 당뇨, 암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역설적인 결과의 원인은 평소 '앉는 습관'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린다. 네덜란드는 전 유럽에서 가장 많이 운동하는 나라이지만, 동시에 가장 오래 앉아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가디언 등 외신은 네덜란드가 "유럽의 앉는 습관 챔피언"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 연구기관인 TNO 보고서를 보면, 네덜란드인은 하루 중 약 8시간10분 이상을 앉아 있는다. 유럽 대륙에서 가장 긴 좌식 생활을 하는 셈이다.

평소 앉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면 건강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동시에 네덜란드는 자전거 타기, 조깅 등 유럽에서 스포츠를 가장 많이 즐기는 건강한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좌식 습관은 규칙적인 운동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심장 전문의 레오나드는 매체에 "네덜란드인은 '의자 사용 중독'에 걸려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레오나드가 과도한 좌식 생활을 우려하는 이유는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그는 "운동을 하면 신체 내부 혈관에서 산화질소라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인간의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물질 중 하나"라며 "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증가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며, 응고 및 염증 형성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운동하는 시간'보다는 '평소 생활 습관'이 장기적인 건강에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영국인은 평균적으로 네덜란드인보다 훨씬 운동을 덜 하지만, 네덜란드인은 하루 8시간 이상을 좌식 생활하는 비율이 높아 심장 질환·암·당뇨에 노출된 인구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30분가량 격렬한 강도의 활동을 하라는 지침이 있지만, 1일 30분은 우리가 깨어 있는 16~17시간에서 매우 적은 비율"이라며 "'앉아있는 시간'을 의식하지 않으면 사실상 의미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가 좌식 생활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지 알지 못한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볼 때도 인간은 앉아있고, 테이블에서 식사할 때도 앉아 있는 것"이라며 꼬집었다.

2022년 기준 네덜란드 근로자는 1일 평균 8.9시간 동안 앉아 업무를 봤다고 한다. 변호사, 경제학자, IT 기업 직원은 1일 7.3시간을 앉아있으며, 트럭 운전사는 7.2시간 앉아있다. TNO는 하루에 앉아있는 시간을 25%만 줄일 수 있어도 조기에 사망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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