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6억 못 갚아 경매 넘어간 300억대 명동 상가…살 사람이 없다

감정가 318억 건물, 경매서 203억 추락
전문가 “경기 안 좋아 경매 수요도 적어”

300억원대 명동 상가가 경매에서 두 차례 유찰돼 입찰가가 100억원 이상 낮아지면서 경매가 취소됐다. 해당 건물은 6억원이 넘는 은행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서울 중구 충무로 1가에 위치한 4층 높이의 근린 상가에 대한 경매가 오는 13일 3차 매각 기일을 앞두고 지난 5일 취하됐다고 밝혔다.

1967년 5월 사용 승인이 나온 이 건물은 토지 면적 31.7평, 건물 연면적은 289.02㎡다. 1~2층에는 액세서리 샵, 3층에는 성형외과, 4층에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의상실 등이 입점해 ‘노른자 상가’로 꼽혔다. 1~2층의 경우 임대 보증금 10억원에 월 임대료는 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지어진 지 57년이 된 노후 건물임에도 감정가격은 평당 10억원 이상으로, 최초 감정가는 318억원에 달했다.

서울 명동의 상점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건물주는 2004년부터 이 상가를 담보로 한 은행에서 꾸준히 돈을 빌렸고, 6억원가량의 대출 이자 등이 밀리면서 건물이 경매로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청구액은 6억228만원이었다.

그러나 경매는 응찰자는 나오지 않으면서 두 차례에 걸쳐 유찰됐다. 오는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3번째 경매의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 대비 100억원 이상 낮아진 203억5981만원까지 떨어졌으나 무산됐다. 이런 경우 변제 계획만으로 경매가 취하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건물주가 6억여원의 빚을 갚고 경매 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찰되는 상가·빌라 경매 물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기침체로 경매에 나오는 상가는 늘고 있지만 고금리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임대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낙찰받으려는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유찰이 반복되면서 감정가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팔린 매물도 드물지 않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2021년처럼 초저금리로 가지 않는 이상 임대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계속 늘어나고, 낙찰률 하락 등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슈&트렌드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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