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러시아 화물선, 北나진항 기항…무기 운반 의혹'

"우크라전 장기화로 북·러 상호의존 심화"

미국과 일본 제재 대상인 러시아 화물선 한 척이 지난 4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항을 떠나 북한 동북부 나진항에 기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9일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하며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하면서 북한이 만든 무기와 탄약을 운반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유엔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을 지낸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과 함께 미국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과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정보를 분석했다.

4월 2일과 3일 보스토치니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선적 화물선 'LADY R'호로 보이는 선박이 컨테이너가 쌓인 항구에 접안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4월 14일 같은 배로 추정되는 선박이 북한 나진항에 기항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선박 운항정보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에는 이 화물선이 보스토치니항에서 나진항으로 이동했을 당시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정보가 없어 정확한 항적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5월 이 선박이 무기 수송에 사용된다는 이유로 'LADY R'호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일본 정부도 지난달 "탄약을 운반하고 있다"며 이 선박을 소유한 러시아 기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2009년 6월 북한 핵실험에 대응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제재를 채택했다.

요미우리는 또 다른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 유조선이 지난 4월 러시아에서 석유를 공급받아 자국으로 수송한 정황도 지난 7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 상호 의존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보스토치니항은 북한 무기와 석유 정제 제품의 불법 수송 거점이 되고 있다"며 "러시아에 제공되는 탄약 등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되고 있어 국제사회는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나진항과 보스토치니항을 중심으로 무기와 석유 등을 거래하는 불법 교역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지난 3월 'LADY R'호로 보이는 선박이 나진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 4월 북한 선박이 보스토치니항에 정박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산업IT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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