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치매노인 폭행 요양보호사, '월급도 올려줬는데' 가족 분통

80대 치매 노인, 요양보호사에 상습 폭행당해
우연히 본 CCTV서 학대…기저귀 갈다 발길질
요양보호사 "케어 과정일 뿐 때릴 의도 없어"

대전에서 한 70대 요양보호사가 80대 치매 노인을 수시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가족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4일 MBC는 "70대 가정 방문 요양보호사 A씨가 80대 치매 노인 B씨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B씨 가족들은 지난해 11월 말경 집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던 중 우연히 A씨가 B씨를 폭행하며 학대한 사실을 알았다. 자그마치 6개월간 벌어진 일이었다.

[이미지출처=MBC 보도화면 캡처]

영상에는 A씨가 침대에 누워 있는 B씨의 기저귀를 갈다가 갑자기 발길질하는 모습이 찍혔다. B씨가 "아파, 아파"라고 반복해서 말하는데도 오히려 긴 막대로 때리거나, B씨의 팔을 마구 잡아당겨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B씨 가족들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여러 대를 때렸다”며 “영상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MBC에 말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하루 9시간씩 B씨를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B씨의 몸에 멍이 생기거나 상처가 났었는데, 가족들은 단지 피부가 약해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실제로는 이러한 증상들 모두 A씨가 저지른 것이었다. 조사 결과, A씨의 폭행과 학대는 6개월에 걸쳐 벌어졌고 한 달 치 영상에만 30차례가 넘었다.

A씨를 소개한 방문요양센터 측은 “(A 씨에게) 학대 관련 범죄 이력이 없었고, 학대 예방 교육을 했다”며 “범행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는 "케어를 하는 과정이었을 뿐 때릴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에 따르면 관할 구청은 A씨가 소속된 시설에 대해 영업정지 6개월의 행정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구청 측은 "(시설은) 요양보호사 학대 방지 교육 의무가 있다"며 "얼마나 평소에 교육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KBS에 말했다.

B씨 가족들은 “A씨가 ‘어르신을 잘 돌보고 있다’면서 한때 일이 힘들다고 해 월급까지 올려줬다”며 “일찍 확인하고 발견했으면 이런 모습 안 보여드리고 그런 고통 안 받으셨을 텐데…”라고 하소연했다. 검찰은 요양보호사 A씨를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징역 1년을 구형했으며, 오는 20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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