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최영찬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첫날 민생·개혁 1호 법안을 각각 내놓았다.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된 '채상병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반대 의사를 밝힌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해 여·야 교착 국면이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법안 처리는 일단 원 구성에 관한 협상을 마쳐야 가능한데, 갈등이 첨예한 법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면서 원 구성도 제때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
민주당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22대 개원 첫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민주당은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과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특검법)을 제22대 국회 '민생·개혁 당론 1호 법안'으로 결정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과 민병덕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당론으로 두 법안이 '1호 법안'으로 정해지자 국회 의안과에 방문해 2개 법안을 제출했다.
김용민 수석은 "민주당은 채해병특검법을 22대 때 재발의해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약속을 했었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1호 개혁법안으로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검사 추천 방법을 대한변호사협회에서 4명 추천 후 민주당이 2명 선별하는 것에서, (변협 추천 없이) 민주당이 1명을 추천하고 비교섭단체 야당들이 합의해서 1명 추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 필터링하는 과정이 없으면 여당이 법안을 수용할 여지가 더 적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수석은 "범야권이 충분히 합의를 통해서 논란을 헤쳐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굳이 이중 추천 과정을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변경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워크숍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는 앞으로는 민생을 말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계속해서 방탄을 위한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기존 특검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위헌 소지가 더 크게 생길 것 같다"고 발언했다. 윤상현 의원은 "법리적으로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며 "공수처 수사를 일단 지켜보자"고 말했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나섰다. 제출된 법안을 국회에서 논의하려면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우원식 22대 국회의장 민주당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원 구성 합의에서부터 국회법 정신이 지켜지기를 기대한다"며 "마지막까지 대화하고, 그래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국회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신속한 원 구성 협의를 위해 수석 간 비공식 협의를 진행하자"며 "여러 차례 요구한 여당의 상임위원장 배분안도 신속히 전달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6월 7일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국민의힘이 법안에 반대해 원 구성 협상을 지연시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전 기자회견장에서 '특검법을 저지하기 위해 원 구성을 늦출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분명한 건 그런 지연 전술에 말려들 생각이 민주당으로서는 전혀 없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