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인도네시아의 한 남성이 1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한 후에야 아내가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바섬 나링궁 출신의 남성 A씨가 지난달 결혼한 후 12일 만에 자신의 아내 B씨가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고 빠졌다.
A씨는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B씨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친해진 후 직접 만날 계획을 세웠다. A씨는 "아내가 저를 만날 때는 항상 얼굴 전체를 가리는 전통 무슬림 복장을 하고 나왔다. 아내는 독실한 무슬림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이슬람에 대한 헌신의 표시로 여겨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이들이 결혼을 준비할 때 아내는 결혼식에 참석할 가족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두 사람은 지난달 12일 A씨 집에서 스몰 웨딩을 올렸다. 부부는 공식적으로 혼인 신고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혼 후에도 B씨는 집에서도 히잡을 쓰고 있고, A씨 가족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았다. 또한 생리 등을 이유로 성관계를 거부했다. 아내에 행동이 석연치 않자 A씨는 B씨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고 아내 가족의 주소를 추적했다. 그 결과, B씨는 자신이 주장한 것처럼 고아도 아니었고 부모도 모두 건강하게 살아있었다.
알고 보니 B씨는 2020년부터 여장을 하며 여자 행세를 한 남성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남편의 재산을 훔치기 위해 그와 결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역시 B씨가 화장을 하면 여자처럼 보인다며 특히 목소리가 좀 높은 편이라 의심하지 않으면 속을 수 있다고 봤다. B씨는 현재 사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현지 법률에 따라 B씨는 최대 4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에 누리꾼은 "이게 무슨 일이냐. 내 세계관을 뒤흔들고 있다", "A씨는 결혼과 돈을 잃은 아주 큰 시련에 직면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국내에선 전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의 예비 신랑이 여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남현희는 재벌 3세 출신이라며 전청조 씨와의 재혼을 발표했다. 전 씨의 얼굴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그에 대한 성별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이 신원조회 한 결과 전 씨는 주민등록상 성별이 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전 씨가 과거 재벌 행세를 하며 벌인 사기 행각도 드러났다. 현재 전 씨는 30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재판받고 있으며, 지난 29일엔 남 씨의 조카를 골프채로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