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이상기후에 몸살…엘니뇨 이어 ‘라니냐’ 온다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세계기상기구(WMO)가 향후 4~6개월 동안 엘니뇨가 점차 약화해 ‘중립’으로 전환되거나 그 반대인 ‘라니냐(La Nina)’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이 있는 라니냐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0.5도 이하인 상황이 5개월 넘게 이어지는 이상 현상을 말한다. 남자아이란 뜻을 갖고 있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이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마찬가지로 바람 때문에 나타나는 이상 기후다.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열대 지역의 강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때 해수면 온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바람이다. 일반적으로 적도 부근의 서태평양은 해수면의 온도가 따뜻하고 동태평양은 상대적으로 더 찬 편이다. 이는 서쪽으로 무역풍(편동풍)이 불어 열에너지와 바닷물을 서태평양으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가운 심층 해수가 올라와 채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역풍이 기온이나 기압에 의해 일시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이때 무역풍이 강하면 찬 해수의 용승 현상이 강해지고 해수면 온도가 떨어져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열대 중앙 태평양과 동태평양에 비가 적게 내린다. 이로 인해 남아메리카의 페루·칠레 지역은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 반대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서태평양의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열대성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예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된다. 호주 북부에도 폭풍우가 몰아치며 폭우가 내리는 경향이 있다. 북아메리카와 유럽, 동북아시아엔 강추위가 찾아올 수 있다.

보통 라니냐는 엘니뇨 현상이 이어진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발생 주기나 강도가 일정한 것은 아니다.

엘니뇨로 인해 물가 인상 압력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라니냐까지 발생하면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남미 대륙과 미국 곡창지대에 가뭄이 들고 동남아와 호주지역에 폭우에 따른 홍수가 빈번해지면서 콩과 옥수수, 밀 등의 곡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편 호주 기상청은 2021년과 2022년 호주 동부에 홍수를 일으켰던 라니냐가 올해 말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14일(현지시간) ‘라니냐 주의보’를 발령했다.

편집국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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