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백번 훈련하니 까마귀도 숫자센다…하나, 둘, 셋, 넷까지는

시각·청각 신호 받고 울음소리 내도록 교육
다른 동물에선 아직 관찰되지 않은 지적 능력

똑똑하다고 알려진 동물 까마귀가 실제로 넷까지 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까마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27일 연합뉴스는 CNN 보도를 인용하여 독일 튀빙겐대학 동물생리학 연구실 연구진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까마귀에게 숫자를 보여줬을 때, 그 숫자를 셀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팀이 낸 신호의 횟수를 맞출 수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까마귀가 숫자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방법이 인간과 유사하다"면서 "까마귀도 아기들처럼 숫자와 그 값을 연관 짓는 법을 배울 수 있고, 그에 따라 큰 소리로 세는 법도 배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미국 까마귀와 유사한 유럽 종 까마귀 3마리를 160회 이상 훈련했다. 연구진은 훈련을 통해 까마귀들에게 1~4까지 시각적인 신호와 청각적인 신호 사이의 연관성을 가르쳤으며, 까마귀들을 그에 상응하는 수의 울음소리를 내도록 교육했다. 그 결과 까마귀들은 3이라는 신호를 주면 3번 우는 식으로 반응했다. 특히 까마귀들은?숫자를 세는 발성을 시작하기 전에 발성 횟수를 계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다른 동물들에게는 아직 관찰되지 않는 정도의 지적 능력이다.

다이애나 리아오 튀빙겐대학 수석연구원은 아들이 숫자라는 단어를 사용해 눈에 보이는 물건의 수를 셀 때 세 개의 장난감이 있다면 그들의 수는 "하나, 둘, 셋" 또는 "하나, 하나, 하나"처럼 들릴 수 있다면서 까마귀들도 유아처럼 숫자를 셀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박새가 포식자의 크기에 맞춰 각각 다른 경고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밝힌 2005년 연구도 이번 연구에 영감을 줬다고 덧붙였다. 당시 연구 결과는 박새가 날개나 몸이 작은 포식자가 나타나면 '디'라는 소리를 많이 냈고, 큰 포식자가 나타나면 '디'소리를 적게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리아오는 이 연구에서 박새가 소리를 조절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케빈 맥고완 코넬대학 조류학연구소 박사는 "까마귀가 환경에 반응하는 생각 없는 생명체가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고 구조화되고 미리 계획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3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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