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꿈었으면 좋겠다'…수류탄 사고로 아들 잃은 어머니의 절규

21일 수류탄 사고로 숨진 훈련병
"이 비통함을 어찌 말할 수 있을까"
"고통 속에 장례 치르고 있다"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훈련병에 대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훈련병의 어머니가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절절한 그리움을 표했다.

23일 대국민 국군 소통 서비스 '더캠프' 앱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하늘나라로 간 32사단 훈련병 엄마'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생각보다 군 생활할만하다고, 훈련도 받을 만하다고, 다음 주에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영화도 보자는 말에 '좋아요'라고 했던 우리 아들을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고 했다.

A씨는 "너무 보고 싶다고,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다음 주에 볼 수 있으니 조금만 참으셔라. 저도 힘내겠다'고 했던 우리 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라며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어쩌다 이렇게 처참하게 먼저 떠나야 하는지.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라고 했다.

아울러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여 입대한 우리 아들이 왜 이런 위험에 노출되었고 사고로 이어졌을까. 그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지"라며 "아들이 보고 싶어 아들을 따라 같이 가고 싶은 심정이다. 이 비통함을 어찌 말을 할 수 있을까. 고통 속에 장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A씨는 "같이 훈련받았던 어린 훈련병들이 부디 트라우마 없이 자대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해주길 바란다"며 "사랑하는 우리 아들 마지막까지 잘 보내겠다. 깊은 애도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분들, 특히 어머니께서 어떤 마음이실지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저 역시 군에 아들을 보낸 엄마로서 지금의 비통함은 감히 생각하기도 힘들 것 같다. 마음 잘 추스르길 바란다", "아드님의 평안과 명복을 빈다", "뭐라고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아드님이 좋은 곳으로 가길 기도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9시 50분께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소대장 1명이 다쳤다. 군사경찰과 민간 경찰 등은 합동 감식을 벌인 데 이어, 목격자와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군 당국은 수거한 수류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류탄 폭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훈련병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분들께 애도의 뜻을 전했다"며 "청춘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청년의 죽음에 너무도 안타깝고 애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우를 잃은 32사단 장병들에게도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인 훈련 소대장의 쾌유를 빌며 빠른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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