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박유진기자
강진형기자
"친구들이 거기 들어가니까 좋냐고 자꾸 물어본다. ‘좋으니까 너희도 들어오라’라고 하면 자기들은 월세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더라. 내가 사는 곳은 그나마 다른 곳보다 월세가 낮아서 한 달에 200만원대라고 하지만, 수입 없는 노인들에게는 이것도 엄청나게 큰 금액이다."
서울에 위치한 노인복지주택에 거주하는 김상수 할아버지(81)의 말이다. 대다수 어르신은 김 할아버지의 친구들과 같은 처지다. 높은 임대료 탓에 노인복지주택에 입주하고 싶어도 꿈만 꾸고 있다. 주택연금은 이런 중산층 노인들의 통장에 월 수백만 원씩 꼬박꼬박 입금 내역을 찍어 줄 유일한 소득 수단이다. 노인복지주택 운영자들이 가장 첫 번째로 꼽는 안정적인 자금 마련 방법이기도 하다.
아시아경제가 22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를 통해 만 75세 이상 후기고령자가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을 계산해 본 결과(일반주택·종신 지급·정액형 기준), 시세 3억원 아파트는 월 111만원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아파트는 월 222만원, 10억원 아파트는 월 354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주택연금을 받는 어르신이 노인복지주택에 들어간 다음 살던 집을 월세 놓으면 HF와 임차인 양쪽에서 매달 ‘이중 소득’을 얻는 방법도 있다. 노인들이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신탁형’을 선택하면 보증금 있는 월세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도 보증금 10억~20억원, 월 임대료 300만~5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노인복지주택에 입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최근 민간에서 짓거나, 지을 예정인 가격을 낮춘 몇몇 노인복지주택 입주는 타진해볼 만하다.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300만원 정도를 받는 노인복지주택이 생겼다. 보증금을 3억원 더 내면 월세는 100만원가량 더 내려간다. 내년 3월 위례 신도시에 들어서는 노인복지주택도 인근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수준과 비슷하게 맞춰 입주 비용을 정할 계획이다. 서울 주요 지역에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고 매달 연금을 받는 노인이라면 노인복지주택 입주가 꿈 같은 일만은 아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