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기자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수준을 정하는 수가(酬價·의료서비스 가격)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수가를 최소 10%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16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2025년 수가 협상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원가의 50% 수준에서 시작한 우리나라 보험 수가가 근 반백년 동안 아직도 원가의 80%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며 "내년도 수가는 최소 10% 이상 인상돼야 하고 이후 조속히 원가의 100% 수준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필수·중증의료를 진정으로 살리려 한다면 우선 그간 고질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던 '국고지원금 20%'부터 확실히 이행해 보험 재정상태를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수가 협상 참여 조건으로는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와 '수가 협상 회의 실시간 생중계' 등을 제시했다.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현재 행위별 수가에 곱해지는 '환산지수'를 필수의료 등 저평가된 의료행위에 한해 더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는 행위 유형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환산지수를 일괄 인상하고 있다.
수가 협상 회의 실시간 생중계는 이번 협상을 생중계해 의료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시도했지만, 의협의 반대로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 임 회장은 "복지부가 검체영상에서 수가를 깎아 필수의료과에 보충하겠다고 하는데, 지금도 수가는 어느 과를 막론하고 굉장히 박하다. 정부가 모든 과에 재정을 투입하는 게 맞다"며 "대통령을 욕 먹이는 일이고, '허수아비 복지부 장관은 이제 집에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