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측근, '내부 고발' 하루 전 하이브 주식 전부 팔았다

하이브 "미공개정보 이용…금감원에 조사 요청"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한 측근이 하이브의 감사 일주일 전 보유한 하이브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이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 이득 취득으로 보고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 사태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14일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의 측근 A부대표는 지난달 15일 보유한 하이브 주식 950주를 2억387만원에 전량 매도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어도어에 대한 전격 감사에 착수하기 일주일 전이다.

A부대표가 주식을 판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민 대표 측은 하이브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한 '2차 이메일'을 하이브 경영진에 발송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이 '내부 고발'이라고 주장하는 이 이메일을 계기로 여론전이 시작되면 하이브의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A부대표가 주식을 미리 처분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브와 민 대표 측의 갈등이 공론화되면서 하이브의 주식은 크게 하락했다. A부대표는 지난달 주식 처분으로 수천만 원 대의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브는 A부대표가 하이브의 자회사인 어도어의 임원으로 '내부자'인 만큼, 이날 중 풍문 유포와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A부대표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금융감독원에 낼 예정이다.

또 민희진 대표 등 다른 어도어 경영진에 대해서도 이들이 표절 의혹 등 하이브 입장에서 '허위 정보'를 유포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신청을 내며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민 대표 등이 주가가 내려갈 것을 알고 있었다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확보해 이를 증거로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 대표 측은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 민 대표 측은 "감사가 전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어떻게 미리 이를 예측할 수 있느냐"며 "말이 안 되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이어 "감사를 시작한 날 경영진 교체를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한 하이브야 말로 감사 결과를 미리 내다본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산업IT부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