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반(反)이스라엘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1분기 85억6000만달러(11조8727억원)의 매출과 주당 0.6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 줄어들면서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91억3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기업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인 이른바 ‘어닝 쇼크(earning shock)’를 기록한 것이다. 스타벅스의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때인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순이익 역시 7억7240만 달러에 머무르며 월스트리트의 전망치 9억830만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에 스타벅스는 2024 회계연도 매출 증가율을 기존 7∼10%에서 5% 이하로 하향 조정했고 순이익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동일 매장 매출도 1년 전보다 4% 줄어들면서 1%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의 동일 매장 매출은 3%, 중국 매출은 11% 각각 하락했다.
레이첼 루게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예년보다 추운 날씨로 매장 방문자가 줄고, 중동 분쟁 등이 겹치며 분기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0.18% 상승했던 스타벅스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12% 급락했다. 다만 스타벅스는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로 KFC, 피자헛 등 미국계 프랜차이즈 업체의 아시아권 투자유치 사업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무슬림 밀집지역에서 미국 제품에 대한 보이콧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KFC를 운영하는 QSR브랜즈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108개 매장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았다.
특히 스타벅스의 창립자인 하워드 슐츠가 이스라엘계라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오래전부터 유대인 민족주의 ‘시오니즘(Zionism)’ 기업이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스타벅스는 이를 오해라고 여러 차례 해명했지만, 이번 전쟁에서도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 군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불매운동의 집중 타깃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