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셀러 전쟁'…알리 공습, 토종 e커머스 판매자 파격 지원 '맞대응'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법인 334억 증자
중국 e커머스 자금력으로 국내 셀러 모집
국내 업체, 마케팅·물품 보관 등 지원 늘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를 비롯한 중국 직구앱(C 커머스)들이 국내 시장 공세를 강화하면서 토종 e커머스 기업들이 맞대응에 나섰다. 알리가 '제로 수수료'를 앞세워 국내 셀러(판매자)들을 유치하면서 한중 e커머스 기업간 치열한 '셀러 모시기 경쟁'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G마켓은 올해 신규 셀러를 대상으로 마케팅 지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다음 달 19일까지 상품 10개 이상을 등록한 셀러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선착순 1000명에게 셀러당 180만원씩 광고비를 지원한다. 또 무료 광고 대행 서비스, 슈퍼딜 무료노출 등 마케팅 전반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국내 e커머스 기업들 셀러 지원책 잇따라

앞서 G마켓은 다음달 7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빅스마일데이' 참여 판매자를 대상으로 고효율 개인화 광고 상품인 ‘인공지능(AI) 매출업 광고’를 7일간 무료 지원하는 등 셀러 지원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추가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SSG닷컴은 올해 배송경쟁력 강화와 판매자성장 프로그램 고도화를 사업 전략으로 진행 중이다. 올 4분기 경기도 광주에 첨단물류센터를 오픈하고 하루 20만 건 이상 주문을 추가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셀러 성장 지원을 위해 월 목표 매출 달성 축하금 산정 구간을 기존 100만원 단일 구간에서 100만원, 300만원, 500만원 등으로 세분화했다.

11번가는 셀러의 물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 ‘슈팅 셀러’를 최근 론칭했다. 판매자가 11번가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보관-포장-배송-재고관리-교환·반품 등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판매자는 기존보다 빠른배송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동시에 물류 부담은 덜어 제품 개발과 생산 등 사업 본연에 집중할 수 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은 카메라와 게임기,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 일부 카테고리의 판매수수료를 기존 9%에서 5%로 일괄 인하했다. 신규 셀러 뿐만 아니라 기존 셀러에게도 적용된다. 이를 통해 연내까지 디지털가전 판매자수를 현재보다 30% 늘리겠다는 목표다.

토종 e커머스 기업들이 대규모 셀러 지원에 나선 배경은 알리를 비롯한 C커머스의 영향력을 커지면서 기존 셀러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알리, 한국법인에 334억원 자금 수혈…K상품 배송 경쟁력↑

특히 알리의 한국 법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지난 17일 334억 원 규모의 자본금 증자를 단행하며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2월 증자에 이어 두 달만이다. 기존 한국 법인 자본금은 40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자가 국내 통합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신호탄으로 보고있다. 알리는 앞서 정부에 제출한 투자계획서에 약 2600억 원을 들여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리 관계자는 "한국 법인인 알리코리아에 334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다"면서도 "일반적인 사업상의 절차"라고 설명했다.

알리가 국내에서 물류센터를 구축하면 중국산 초저가 상품의 배송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셀러들이 판매하는 상품도 기존 택배를 이용하는 것보다 빠르게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는 지난달 '수수료 0원'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고 국내 셀러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알리 입점을 대행하는 e커머스 솔루션 기업 '브리치'에 따르면 수수료 제로 선언 이후 2주 동안 입점 대행 서비스를 문의한 셀러수는 1만개가 넘는다. 오픈마켓은 수수료가 매출로 직결된다. 하지만 알리는 이를 포기하고 국내 셀러를 흡수하고 있다. 알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와 함께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는 한국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는한국 셀러들에게 1억 달러(약 134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셀러들의 우수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소싱 센터를 설립하고 6월에는 한국 셀러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판매 채널도 개설할 예정이다. 3년간 국내 중소기업 5만 곳의 수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셀러를 입점해 한국 제품을 팔기 시작하면 중국 e커머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품질 이슈를 극복할 수 있다"며 "또 품질 좋은 한국산을 통해 해외 소비자의 벽을 낮추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소비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양질의 셀러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가격과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기 때문에 당분간 파격적인 유치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통경제부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유통경제부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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