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이번 주(22~26일) 국내 증시는 국내외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추가적 충돌 여부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움직임 등과 같은 변수도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3.35% 내린 2591.86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이 1조706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4115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만 1조9852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2.51% 하락한 841.9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357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동안 기관과 개인이 각각 2262억원, 1716억원 순매수했다.
제롬 파월 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 당초 올 6월로 예상됐던 금리인하 시기가 4분기로 미뤄질 것이란 우려가 투심을 약화시켰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의 본토를 공격하며 보복을 감행하자, 코스피지수는 1% 넘게 떨어지며 하락 폭을 키웠다. 미국이 확전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어 즉각적인 확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양국 모두 본토 타격이라는 금기가 깨진 만큼 더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다음 주도 관련 이슈 내용에 따라 우리 증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시장의 변동성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면서 "물론, 시장 참여자들은 이란 추가 대규모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변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이유와 정책적 이유로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며 "2분기 전체로 고환율과 고금리의 부담은 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남아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이미 진행된 상승 탄력 둔화와 함께 민감도가 경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원·달러환율은 한일 재무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370원대로 내려서며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다시 1380원대로 올라서며 여전히 증시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82.2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종가(1288.0원) 대비 7.3% 높다.
증권가에선 외부 요인들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 증시를 지탱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번 주엔 글로벌 혁신 기업을 대표하는 M7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 기업들의 경우 23일 알파벳·테슬라, 24일 메타·퀄컴, 25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인텔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 24일 삼성물산·S-Oil, 25일 SK하이닉스·LG전자·LG에너지솔루션·삼성SDI·POSCO홀딩스·HD현대중공업·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기아, 26일 현대모비스·두산에너빌리티, 30일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을 둘러싼 외부 요인들의 불확실성이 점증된 상황에서 주식시장을 지탱하는 핵심 변수는 기업들의 실적"이라며 "기업 실적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옥석가리기가 중요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투자와 관련된 분야, 원화 약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출 분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 예상 밴드로 2570~2690선을 제시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중동 정세와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 상승 및 외국인 자금 유입 지속 가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며 "지난주 ASML과 TSMC 실적에 따라 지수 움직임이 엇갈린 것처럼 실적 예상치 부합과 가이던스 상향 확인 시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6일엔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가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PCE를 금리 정책 결정의 주요 변수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