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지난주 7만200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6만8000달러선 이하로 떨어졌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주식시장과 함께 가상자산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다음주 4월 비트코인 반감기 호재는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3일(한국시간) 오후 7시35분 기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대비 4.6% 내린 6만7452.24달러를 기록 중이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0.45% 후퇴했으며, 1년 전 대비로는 123.1%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7만2000달러대를 찍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11일 6만8000달러선 이하로 후퇴했다가 12일까지 다시 7만달러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이날(13일) 새벽을 기점으로 급락해 6만8000달러대를 밑도는 중이다.
이날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한 데는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이 주효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코인데스크는 "전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여파가 디지털 자산까지 미치면서 가상자산 가격이 곤두박질쳤다"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48시간 내 이란이 자국을 공격할 것으로 보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2일 뉴욕증시 3대 주요지수가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4% 내린 3만7983.24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46%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1.62% 밀렸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장중 온스당 2448.8달러로까지 고점을 높이며 사상 최고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국제 유가도 상승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미국 역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등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기존 6월에서 9월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상자산업계에선 바로 다음주로 다가온 4월 반감기에 주목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반감기까지 남은 블록은 980개며 예상 블록타임은 9.62분이다.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맞기 전 블록 하나를 채굴할 때마다 50개가 보상으로 주어졌다. 2012년 첫 번째 반감기에서는 블록당 채굴 보상이 50개에서 25개로 감소했다. 이후 두 번째와 세 번째 반감기를 거치면서 블록당 채굴 보상은 12.5개, 6.25개로 각각 줄었다. 이번 네 번째 반감기에서는 보상이 3.125개로 감소할 예정이다. 보상이 줄면서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한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72점(탐욕)이다. 지난주는 75점(탐욕)을 기록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