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본인 소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에서 브라질 대법원장과 격한 말다툼으로 한판 붙었다. 브라질 대법원이 반정부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브라질 내 극우 인플루언서들의 X 계정 차단을 요구하자 머스크 CEO는 과도한 검열이라며 거부했다. X측은 브라질 대법원의 명령이 오히려 법을 위반했다며 역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장은 성명을 통해 "X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조사를 개시할 것"이라며 "브라질 대법원의 명령을 거부한 머스크의 행위는 노골적인 사법 방해"라고 맹비난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6일 X에서 모라이스 대법원장과 서로를 저격하는 글을 게재하며 공방전을 벌인 바 있다. 브라질 대법원이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일부 X 계정을 폐쇄하라는 명령을 발표했지만, 머스크 CEO가 여기에 불만을 토로하며 거부하자 양자간 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브라질 대법원은 X측에 해당 명령을 어길 경우 폐기를 요구받은 계정 1개당 하루 10만헤알(약 2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압박했다. 이에따라 X도 계정 차단 명령에 따른다고 발표했지만, 머스크 CEO가 이를 번복하며 "차단된 계정들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해 브라질 대법원장과 계속 충돌했다. 이어 머스크 CEO는 모라이스 대법원장의 게시글에 댓글 형식으로 "브라질은 왜 이렇게 공격적인 검열이 많은가?"라며 "브라질 대법원장은 헌법과 국민을 뻔뻔하게도 반복적으로 배신했다. 사임하거나 그를 탄핵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모라이스 대법원장이 크게 반발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는 무법의 땅이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는 한 개인이 소유하는 땅이 아니다"라며 "법원 명령을 따르지 않고 당국을 위협하는 억만장자를 제지해야 한다"고 반박 글을 올렸다.
머스크 CEO가 브라질 대법원장과 공방전을 벌이면서 X가 결과적으로 브라질 시장에서 퇴출되고 수익성 악화는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머스크 CEO조차 자신의 X계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우리는 아마도 브라질에서 모든 수익을 잃을 것이며, 그곳에서 사무실을 폐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익보다 원칙이 더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X의 브라질 지사는 대법원의 명령에 대해 어떤 조취를 취할지 미국 본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X가 브라질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광고매출은 더 줄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X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34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머스크 CEO를 둘러싼 각종 추문 속에서 이미지가 크게 하락해 주요 광고주들이 X 광고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X의 기업가치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X의 기업가치는 2022년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 보다 70% 이상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