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진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4월 원유 도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경상수지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5일 브리핑을 통해 “국제유가가 3월 들어서 상승세가 커지고 있는데, 4월 이후 도입 단가에 영향을 미칠 거라 예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또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 지급 등으로 3~5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송재창 부장과의 일문일답.
-2월 기준으로 수출이 오름세인데, 증가율은 1월보다 줄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규모가 줄었는데, 3월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나.
▲1월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한 거라 고려해야 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을 보면 승용차는 2월에 연휴 때문에 영업 일수가 감소해 생산시설 정비 등의 영향이 있어서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의 경우 춘절 연휴가 있어서 철강 수요에 대한 영향이 있었다.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월초에 발표되는데, 보면 3월에 IT 품목 위주로 수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통관 기준으로 2월과 비슷한 경상수출은 3월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듯하다. 그래서 경상수지도 양호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 국제유가가 오름세인데, 앞으로 영향이 있을지 궁금하다.
▲유가 상승은 4월 이후에 경상수지 수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보고 있다. 지난 2월 동향을 보면 1월에 비해서 상승했다. 원유 도입단가는 유가보다 1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2월에는 오히려 단가가 낮게 나타나면서 유가 상승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3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커지고 있는데, 이게 4월 이후에는 도입 단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예상 중이다. 3월의 경우에도 원유 도입단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경상수지 확대 흐름이 올해 언제까지 지속될 거라 보는지. 올해 490억달러 흑자를 전망하고 있는데, 해당 전망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나.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반도체가 견인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메모리 가격도 올랐고 반도체 경기도 좋아지고 있다. 좋아지는 배경에는 모바일·PC 등 전방산업에 인공지능(AI) 데이터 관련 수요가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듯하다.
지난 1~2월 경상수지 누계액이 99억1000만달러 흑자였다. 그리고 우리가 2월에 경제전망 통해서 상반기에 198억달러, 하반기에 322억달러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봤을 때 현재 1~2월을 보면 어느 정도 우리가 예상한 흐름보다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다만 3~5월의 경우에는 경상수지를 낮추는 요인도 있다. 대표적인 게 국내기업의 해외배당 지급이다. 이는 3~5월에 영향이 있는데 4월에 가장 많다. 아마도 다음달에는 그런 최근의 흐름을 반영해서 경상수지 전망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투자가 전월보다 많이 늘었다. 밸류업 정책의 영향이 있었나.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지난 2월에 정부 차원에서 발표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영향이 있었다. 해외에서 고성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경기 회복 현상도 반영이 됐다.
-본원소득 수지가 다시 많이 늘어났다. 지난달에 설명할 때 제도 변화 효과는 사라졌다고 말해줬는데, 그럼에도 증가한 이유는 무엇인지.
▲지난 2월에 본원소득 수지가 늘어난 건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수입이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 3월에는 외국인 투자기업의 배당지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4월에는 상장 국내 기업 중심으로 배당이 늘어날 요인이 있어서 계절적인 특성을 지켜봐야겠다.
-경상수지가 10개월째 흑자고, 확대 폭도 커지는 추세다. 그러면 환율 레벨이 내려가는 효과가 보여야 할 것 같은데 아직 높은 수준이다.
▲이론적으로는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면 원화 가치가 절상되고 환율이 내려간다. 다만 지금의 환율은 그런 메커니즘보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고, 또 외국의 해외자금 수요가 있으면 높아지는 측면도 있어서 경상수지와 환율의 관계가 이론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세계 경제적 상황과 여건을 같이 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