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5개월 만에 최고치…금도 최고가 경신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석유, 금 등 원자재 가격이 더욱 치솟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는 올해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산업활동 재개, 지정학 리스크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공급 불안 요인이 부각되며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3월 28일) 대비 0.54달러(0.65%) 상승한 배럴당 83.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27일(85.54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같은 날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0.42달러(0.48%) 오른 배럴당 87.42달러에 거래됐다.

유가가 뛴 건 공급 우려가 가중된 가운데 수요 전망까지 늘어난 탓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이날 낮 12시17분께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타격했다. AP 통신은 “이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를 비롯해 7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러시아 측이 2분기 수출보다는 감산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 점도 공급 우려를 낳았다.

멕시코의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가 원유를 미국, 유럽, 아시아 정유업체에 공급하는 계약을 최근 취소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을 압박했다. 또 주요 원유 소비국인 중국은 산업활동 반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점도 가격을 끌어올렸다.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3일 열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장관급 회의가 주목되는 가운데 시장에선 이들이 3~4분기까지 감산 조치를 연장하면 유가가 또 한 번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P모건은 브렌트 유가가 올해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금값이 또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공급 불안 요인이 부각되며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연일 오름세인 금값은 또다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70달러(0.84%) 상승한 온스당 2,257.10달러에 마쳤다.

고금리에는 투자 가치로서 금의 매력이 떨어지지만, 시장이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확실시하고 금을 미리 사들였다고 세계금협회의 조셉 카바토니 시장 전략가는 분석했다. 가벨리 펀드의 시저 브라이언 포트폴리오 관리자는 “부동산 침체를 맞고 있는 중국에서 민간 투자자들이 대신 금을 사들인 점도 금 가격을 높였다”고 전했다.

다만 CNBC방송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1년 금 투자와 관련한 메모에 “금에는 산업적, 장식적 유용성이 어느 정도 있지만 이런 목적에 대한 수요는 제한돼 있다”고 쓴 점에 주목하고 금 투자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메모에서 올해 금리 인하에 따른 차입 비용 하락, 제조업 회복, 계속되는 지정학적 불안 등에 따라 여러 원자재 가격이 뛸 수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구리, 알루미늄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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