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전국 미분양 주택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가구를 웃돌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와 착공 실적은 개선되는 듯했으나 다시 나빠졌다. 다만 주택 거래량은 2개월 연속 호조를 이어갔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874가구로, 전월(6만3755가구)보다 1.8%(1119가구) 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째 그 수가 많아지고 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1956가구로 전월보다 17.7%(1796가구) 늘었다. 경기(6069가구→8095가구)에서 3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방은 1.3%(677가구) 감소했으나 총량이 5만2918가구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81.6%를 차지했다. 대전(1112가구→1444가구, 29.9%)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구 미분양 주택은 9927가구로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나 한 달 새 197가구 줄었다.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1만1867가구로 한 달 새 4.4%(504가구)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서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503가구로, 2014년 8월(504가구) 이후 9년 6개월 만에 처음 500가구를 넘겼다. 지방도 9115가구에서 9582가구로 5.1%(467가구) 증가했다.
국토부는 전날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10년 만에 부활시켜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대책을 내놨다. 이때 취득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는 모두 꺾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인허가는 2만2912가구로 전월보다 11.2% 감소했다. 수도권(8916가구)과 지방(1만3996가구) 각각 18.7%, 5.7% 줄었다.
주택 착공은 지난달 1만1094가구로 전월(2만2975가구)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수도권은 3510가구로 72.2%, 지방은 7584가구로 26.7% 각각 감소했다.
공급 후행지표인 준공과 분양은 늘었다. 2월 준공은 3만8729가구로 전월보다 5.4% 증가했다. 올 1~2월 누계 7만549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9.5% 늘었다. 분양 승인(2만6094가구)도 전월보다 88.7% 증가했다. 수도권(52.5%)보다 지방(136.9%)에서 증가 폭이 컸다. 누계 기준으로는 3만992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8% 급증했다.
주택 거래량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2월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만3491건으로 전월보다 1.1% 늘었다. 지난해 8월 5만1000여건 수준에서 12월 3만8000여건까지 계속 감소하다가 올해 1월 5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2월 누적 거래량(8만6524가구)도 29.2%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1만8916건)이 전월보다 7.4% 늘었고, 지방(2만4575건)은 3.3% 감소했다. 이 기간 서울 거래량은 4795건으로 2.0%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3만3333건)는 전월 대비 3.8% 증가했지만, 아파트 외 주택(1만158건)은 7.0% 감소했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은 26만2523건으로 전월보다 6.0% 늘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3.9% 감소했다. 전세 거래량(10만7811건)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8% 줄었고, 월세 거래량(15만4712건)은 1.6% 늘었다. 올해 1~2월 누계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7.5%로 전년 동기보다 2.3%포인트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