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사우디 국부펀드서 10억달러 수혈…주가 5%↑

루시드 지분 60% 보유 추산
2018년 이후 투자 규모만 54억달러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루시드가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로부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자금 수혈이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으로 위기에 몰린 루시드에겐 가뭄의 단비라는 평가다.

루시드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사 최대 주주인 PIF의 투자 계열사 아야르서드컴퍼니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자금 조달은 사모 발행된 전환우선주 10억달러를 매입한 뒤 이를 약 2억8000만주의 우선주로 전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해당 자금은 자본 지출 및 운전 자본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루시드 그룹 최고경영자(CEO) 피터 롤린슨은 "세계 최고의 전기차(EV) 기술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PIF로부터 이처럼 강력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 아담 조나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PIF 투자는 다소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사우디가 전기차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지 의문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루시드는 최근 자금 부족으로 생산량 확대에 부담을 느껴왔다.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는 투자자들에게 2024년 약 9000대의 프리미엄 세단 '에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8500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또 4분기 주당 29센트의 손실을 보고했으며,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억달러로 전년(17억달러)보다 감소했다.

이번 PIF 투자 유치로 "적어도 2025년까지는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루시드의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PIF는 2018년 루시드에 처음 투자한 이후로 약 54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PIF가 소유한 루시드 지분은 약 60%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루시드 주가는 전장 대비 5.42% 상승한 2.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PIF 투자 유치 소식에 장중 한 때 16%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루시드는 올해 들어 약 30% 하락했다.

국제부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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