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박힌 애플…EU 이어 美서도 집중 타격

美 법무부 제소 예정
메타·MS·X·매치그룹, 反애플 전선 합류

애플의 성장 전략이었던 폐쇄적 생태계가 미국과 유럽연합(EU) 양쪽에서 애플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르면 21일(현지시간)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여기에 메타, 마이크로스프트(MS), X(옛 트위터) 등도 에픽게임즈의 반(反)애플 전선에 합류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애플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제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폰이 폐쇄적 생태계로 경쟁사들이 아이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美 법무부, 애플 고발…폐쇄적 생태계 논란

법무부가 문제로 삼고 있는 구체적인 사안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애플은 그동안 폐쇄적 생태계로 여러 차례 업계와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법무부는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페이 외 타사 비접촉식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열쇠 등에 부착해 분실을 방지하는 스마트 위치 추적기 업체 타일은 애플이 자체 제품(에어태그)을 개발하는 동안 타사 제품을 아이폰에서 쓸 수 없도록 제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시장에서는 애플워치 외 다른 브랜드 스마트워치를 아이폰에 연동해 쓰기 힘들다는 점과 타사 스마트폰 사용자는 애플의 문자서비스 아이메시지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정책 논란, 대기업들의 반격

반 앱스토어 전선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메타, MS, X, 매치그룹은 애플의 앱스토어 외부결제 정책이 법원 명령을 위반했다고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 요청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애플의 새 정책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제한을 가해 법원이 장려하는 가격 경쟁이 실현되지 않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인앱 결제만 허용하는 애플 앱스토어 시스템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애플에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후 애플은 외부 결제 링크를 허용했으나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27% 수수료를 부과해 실질적으로 외부 링크를 쓸 수 없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 틴더 등 미국 최고 인기 앱 운영사들이 에픽게임즈의 항의에 동참한 것이다.

애플의 폐쇄적 전략에 대한 EU의 태도

EU 집행위.[출처=연합뉴스]

애플은 그간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해 성장에 속도를 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 간 연결을 강화해 타사 기기 이용을 어렵게 만들었고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내려받을 수 있게 하며 30%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이제는 폐쇄적 생태계 전략 때문에 사방에서 공격받고 있다.

EU에서도 '미운털'이 박혔다. EU는 이달 7일부터 거대 플랫폼 기업(게이트키퍼)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했다. 위반 시 최대 전 세계 연 매출의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반복 시엔 20%까지 늘어난다. EU 집행위원회는 DMA 시행 첫날 애플이 대체 앱 마켓 설치를 막았다는 에픽게임즈의 주장에 애플에 설명을 요구했다. DMA 1호 위반 기업이 될 위기에 놓인 애플은 12일 백기를 들었다. EU에서 대체 앱 마켓과 외부 앱 설치를 허용하고 최대 30%에 달하던 앱스토어 수수료를 17%로 낮췄다.

그러나 여전히 EU는 애플을 주시하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수석부집행위원장은 전날 외신 인터뷰에서 애플의 새로운 수수료 구조가 DMA의 취지를 퇴색시킬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외부 앱 설치가 안전하지 않다는 애플의 주장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DMA에 앞서 지난 4일 EU는 애플이 음원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18억4000만유로(약 2조673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U 반독점법 위반 관련 과징금 액수로는 세 번째 규모로, 애플 전 세계 매출 0.5%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