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방재승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의료계의 반발에도 기존보다 2000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대 학생정원을 공식 발표한 것과 관련해 "많은 전공의가 한국에서 의사하기 싫다며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의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가적인 인재 유출"이라고 우려했다.
방 위원장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이공계 인재들이 의학 쪽으로 온 것도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손실인데, 이들이 다른 나라 의사를 지원해서 다른 나라 국민을 치료한다면 얼마나 자괴감이 들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얼른 대화의 장을 만들어서 전공의들을 복귀시켜야 한다"며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하자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날 정부는 전국 40개 의과대학별 내년도 입학 정원 안을 통해 증원분 2000명 중 82%(1639명)를 지방 의대에, 18%(361명)를 경인 지역 의대에 배정했다. 서울 지역 의대에는 한 명도 배정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방 위원장은 "향후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소위 빅5 대형병원이 (수련)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지방에만 의대 정원 증원 규모 80%를 몰아줬다"며 "지방의대 나온 학생들은 결국 수도권, 서울에 와서 전공의 트레이닝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에선 환자가 계속 줄고 지역 의료 체계가 활성화돼있지 않다"며 "지방에서 봉사하고 뜻을 펼치려면 거기에 맞는 시설이 갖춰지고 환자도 있어야 하는데, 지방 인구가 소멸하는 상황에서 의대만 만들면 되겠나"라고 했다.
방 위원장은 교육 현장에서 증원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의대생 정원이 4배로 늘어나는데 수업실에서 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실습도 나가야 한다"며 "병원 규모를 3~4배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현실적으로 재원은 어디서 조달하고 교수진은 어디서 구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에도 이야기를 다 드렸지만 총리도, 복지부 관계자도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하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