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이차전지株, 재조명의 시간은 언제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 지속하는 이차전지株
리튬 가격 바닥 확인 후 상승국면 접어드나
현시장 주도섹터 모멘텀 소멸시 이차전지 상승여력 있어

올해 들어 국내 증시를 인공지능(AI)과 기업 밸류업 관련주가 주도하는 가운데 이차전지 관련주는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최근 리튬 가격 반등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 양산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충분하게 조정을 받은 이차전지 관련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SDI와 엘앤에프는 각각 45만3000원, 17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연초 대비 각각 3%, 13% 하락한 수치다.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2차전지 산업 역시 같은 기간 5.6% 하락했다.

주가가 부진했지만 올 하반기로 갈수록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엘앤에프는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최근 1년여 만에 80%가량 폭락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재고평가손실은 올해 상반기까지 영향이 지속될 것이나 탄산리튬 구매계약에 대해 물량을 줄이도록 재합의했다"며 "고객사 등 납품처가 리튬을 공급해주는 형태의 사급 비중이 상승하면서 불확실성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판매량과 이차전지 기업 실적 부진 영향에 따라 심리적인 부담은 이미 반영됐고 올 하반기에는 최근 리튬 가격 상승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튬 가격은 올해 초 저점을 기록한 후 지난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튬은 생산비용 아래로 가격이 내려간 수준에서 초과공급 되는 시기였다"며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웃도는 공급초과 해소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최근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기를 밝히면서 주목받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2027년 중 전기차(EV)용 전고체 전지를 양산할 예정"이며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앞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 대비 앞선 양산 성공은 기술 주도권 확보 및 산업 표준 선점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이라며 "밸류에이션 또한 전 세계 이차전지 업체 중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이차전지 업체 주가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예상되는 금리 인하가 이차전지 업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물가가 크게 상승하지만 않으면 2분기 말이나 늦어도 3분기 초 보험성 금리 인하의 시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금리 인하 시그널을 계기로 증시는 한단계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밸류업은 모멘텀이 다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시장에서 소외됐던 업종 중 하나인 이차전지가 증시 추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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