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그룹 사외이사 1000명 넘어…이사회 2곳 겸직자 90명 육박

CXO연구소, 작년 50대그룹 사외이사 현황조사
2곳서 활동하는 사외이사 중 학자 출신 최다

작년 국내 50대그룹 사외이사가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사람이 사외이사 자격으로 다른 2개 회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인원은 90명에 육박했다. 사외이사 겸직자 중 학자 출신이 가장 많았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50대그룹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기준 50대그룹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사외이사는 1218명이었다.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 중 SK그룹 계열사 사외이사가 98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차(74명), 롯데(70명), 삼성(66명) 그룹 사외이사도 50명 이상이었다. 한화(47명), 카카오(46명), 현대백화점(44명), LG(38명), CJ(34명), HD현대·LS(각 31명) 그룹도 30명 이상이었다.

조사 대상 1218명 중 51.6%(628명)은 이달 주주총회 전에 임기가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58.2%(709명)는 회사 이사회에 처음 진입한 신임 사외이사였다. 41.8%(509명)는 2회 이상 연임한 이들이었다.

2개 회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사외이사는 86명이었다. 남성이 79.1%(68명), 여성은 20.9%(18명)이었다. 출생연도별로는 1965~1969년생이 30.2%(26명)으로 가장 많았다. 1960~1964년생 25.6%(22명), 1955~1959년생 23.3%(20명) 순이었다. 1970년 이후 출생자는 12.8%(11명)였다.

단일 출생년도 중 1966년생이 8명(9.3%)으로 가장 많았다. 이동열(현대위아·대한전선), 조현욱(삼성중공업·롯데칠성음료), 조화순(LG화학·기아) 사외이사 등이었다.

2개 회사 이사회에 들어간 사외이사를 경력별로 보면 학자 출신이 38.4%(33명)으로 가장 많았다. 행정 관료 34.9%(30명), 법조인 15.1%(13명), 기업가 11.6%(10명) 등이 뒤를 이었다. 관료 출신 중 전직 장·차관 출신은 16.3%(14명)이었다.

학자 출신 2개 회사 이사회 겸직 사외이사 중 대표 인물은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이다. 대한항공, CJ대한통운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CJ대한통운에서만 2018년부터 사외이사를 6년 연속 맡았다. 관료 출신 중 전직 장관은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 등이다. 김 전 장관은 2015년 7월~2016년 11월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면서 호텔신라와 HD현대오일뱅크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판사 출신 중에서는 김태희 전 서울행정법원 판사가 눈에 띈다.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면서 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2곳에서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검사 출신 중에는 구본선 전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이 있다. 구 전 검사장은 구본선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면서 한진과 한화시스템 사외이사로 재임 중이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 SK 사외이사 중 2개 회사 이사회에서 활동 중인 이가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은 전체 사외이사 66명 중 25.8%, SK는 98명 중 17.3%였다. 현대차(14명·18.9%), 롯데(12명·17.1%) 등이 뒤를 이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사외이사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내부 경영진을 견제하기보다는 대표이사 등 실권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사외이사 중 1명 이상 주주 추천 인사로 선임하거나 사외이사 중 일부는 일정 기간 상근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IT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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