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구형반도체 사용 조사 검토…美와 공동 제재 나서나

4월 美·EU TTC서 논의 전망

유럽연합(EU)이 EU 국가 소속 기업의 중국 구형(레거시) 반도체 사용에 대한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미국과 공동 제재를 논의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확보한 작업 성명서 초안에 따르면 EU는 중국 구형 반도체가 역내 산업 네트워크 전반에 얼마나 퍼졌는지 조사에 나설 것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구형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28㎚ 이상 공정으로 만든 반도체를 의미한다. 인공지능(AI)에 필수인 첨단 반도체 기술은 아니지만, 가전제품부터 스마트폰, 전기차, 군사 부문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 75%를 차지한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막는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중국은 구형 반도체 시장에 집중하며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중국이 세계 태양광 발전용 패널 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한 것처럼 구형 반도체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갖게 된다면 서방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경제안보전략의 일환으로 EU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들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무기화할 위험성을 평가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EU 집행위의 이번 조사가 미국과 공동으로 중국 반도체를 제재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은 올해 초 자국 기업의 반도체 공급망 조사에 들어갔다. 미국 기업이 중국산 구형 반도체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초안에는 EU와 미국은 비시장 정책과 관행에 대한 비기밀 정보와 시장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공유하며, 계획된 조치에 대해 서로 협의한다고 명시했다. 또 양측은 구형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왜곡된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 또는 협력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고 쓰여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나, 초안은 다음달 벨기에에서 열리는 미국과 EU 간 무역기술협의회(TTC)에서 논의할 안건에 오를 전망이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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