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농축산물·식품 물가 대책과 관련해 정부에 "각 부처는 물가의 최종 책임자로서 각자의 영역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과일, 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한 후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물가가 국민의 첫 번째 관심사이자 정책 성과를 바로 체감하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수출 5개월 연속 흑자 폭 증가, 역대 최고 수준의 고용률, 3%대의 물가상승률 선방 등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 상승, 지난해 과일 작황 부진 및 2월 산지 기상악화 등으로 농축산물·식품과 관련된 생활물가상승률은 3.7%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지시했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기간·품목·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납품단가와 할인지원을 전폭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냉해 등으로 상당한 기간에 높은 기간이 예상되는 사과와 배는 더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딸기, 참외와 같은 대체 과일의 가격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또한 대형마트 중심의 할인 경로도 전통시장,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금요일(15일)에 마련한 긴급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즉각 투입하고, 필요한 경우 지원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사과, 배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수입하는 과일과 농산물, 가공식품에 대한 할당 과세 대상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풀겠다고 윤 대통령은 강조했다.
1단계로 현재 24종인 과일류 관세 인하 품목에 시장수요가 높은 체리, 키위를 비롯한 5종을 포함하고, 가격 급등한 품목에 대해서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직접 수입해서 수입 마진 없이 저렴하게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수입 중인 바나나, 오렌지뿐만 아니라 파인애플, 망고, 체리도 우선 추가해 신속하게 공급해서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시장 교란과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가격 안정 지원들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현장을 확인하고 점검하겠다. 과도한 가격 인상, 담합과 같은 시장 교란 행위와 불공정 행위로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무엇보다 국민들께서 모르는 정책은 없는 정책이나 마찬가지임을 늘 염두에 두시길 바란다"며 "각 부처는 정부의 할인 지원 같은 혜택을 몰라서 못 받는 일 없도록 빠짐없이 제대로 알리라"고 홍보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관계 부처로부터 물가 동향 및 대응 방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우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물가동향 점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축산물 물가 동향과 대응 방안,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수산물 물가 동향과 대응 방안을 보고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체감물가 안정을 위한 방안에 대해 유통업계, 소비자단체, 상인단체 대표 등과 함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나눴다. 회의에 앞서 윤 대통령은 대표적인 농축산물·식품 유통업체인 농협 하나로마트의 과일, 채소, 수산물, 축산물 판매장을 방문해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소비자와 생산자, 판매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권장희 가락시장 서울청과 대표, 염기동 농협유통 대표이사, 김기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 장관, 송미령·강도형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