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을 헤쳐오며 민주화와 산업화의 한 시대를 열어간 큰 어른, 김영삼 대통령과 손명순 여사를 우리 국민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손명순 여사의 영결식 조사에서 "손 여사는 동갑내기 김 전 대통령과 평생을 함께해 온 가장 든든한 동지였다. 민주주의의 거산으로 우뚝 선 김 전 대통령을 묵묵히 받쳐준 큰 버팀목이 바로 손 여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이끈 민주화의 길과 대도무문(大道無門·큰 도리에는 거칠 것이 없다)의 정치는 손 여사의 헌신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총리는 "손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민주화 투쟁으로 갖은 고초와 고난을 겪던 시절에 언제나 그 위기를 함께 헤쳐왔고, 가택연금과 정치적 탄압이 이어지던 엄혹한 시기에 민주화 동지들을 따뜻하게 감싸며 넉넉한 인심을 나누어 준 상도동의 안주인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문민 개혁, 금융실명제와 같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김 전 대통령의 '담대한 결단' 앞에 손 여사는 가장 가까이에서 대통령의 고독한 결심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부드럽지만, 단단한 바위와 같이 손 여사는 남편의 신념과 뜻을 받쳐 온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였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제 우리는 민주화를 이끌고, 세계 일류 국가를 이루기 위해 일생을 헌신해 온 큰 정치인의 한 시대와 이별하고 있다"며 "손 여사가 하늘에서 김 전 대통령을 만나 행복하시리라고 믿고, 그곳에서 대통령과 함께 평안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영면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