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에 우레탄 폼 녹이려다 '펑'…십수억원 피해 낸 근로자 집행유예

전선관 매립작업 중 부주의로 캔 폭발
청주지법, 징역 10개월·집유 2년 등 선고

우레탄 폼이 들어있는 캔을 난로 열로 녹이려다 불을 내 십수억원어치 재산 피해를 낸 현장 근로자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일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부장판사는 업무상 실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3)와 B씨(61)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청주지법 전경

A씨는 지난해 2월 충북 진천군의 한 건물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전선관 매립작업을 하던 중 우레탄 폼이 담긴 캔이 얼어서 나오지 않자 이를 녹이기 위해 캔을 가스난로 앞에 놓아두었다. 전기선 단열재 등의 용도로 쓰이는 우레탄 폼은 인화성 물질이다. 캔을 열기에 노출하지 않고 작업할 때 주변에 소화기를 비치해둬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 현장 책임자인 B씨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고 근무지를 이탈한 상태였다.

결국 캔이 폭발해 불이 났다. 숙소 건물 1개 동과 그 옆에 있던 돈사 5개 동에 불길이 번져 13억4000여만원 정도 피해를 봤다. 돈사 안에 있던 돼지 1700여 마리는 불에 타 죽었다. 이 밖에도 A씨에게는 면허 없이 화물차량을 운전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 부장판사는 " 피고인들의 부주의로 발생한 화재의 규모와 피해 정도가 심하고 피해 복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전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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