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기자
하나의 길을 따라 우리나라 종교 명소를 만날 수 있는 트래킹 코스가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순례길 활성화와 종교화합을 위해 2009년 10월 지정된 아름다운 순례길이다. 총 9개의 코스 240km로 구성돼 있다.
전북 전주시 풍남문에서 출발해 전북 완주군 송광사까지 이어지는 1코스는 총 길이 26.1km로 7시간이 소요된다.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을 비롯해 역사 유적지와 자연경관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시작점인 풍남문은 전주읍성의 남문으로 보물 제308호다. 풍남문은 수백년에 걸쳐 부서지고, 다시 지어지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파괴된 것을 1734년 성곽과 성문을 다시 지으면서 명견루라 불렀다. 이후 1767년 화재로 불탄 것을 관찰사 홍낙인이 1768년 다시 지으며 풍남문이라 이름 붙였다.
풍남문을 떠나면 전주 한옥마을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선 한옥의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으며,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원불교 교동교당과 조선시대의 향교인 전주향교를 방문해 종교적인 의미와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일면을 느낄 수 있다.
코스를 따라 걸으면 승암산 자락에 위치한 승암사와 치명자성지를 볼 수 있다. 승암사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도선이 창건한 사찰이다. 치명자성지는 천주교 순교자 7명의 유해가 모셔져 많은 순례객이 찾는 대표적인 성지다.
이후 코스는 막바지인 송광사에 다다른다. 이곳은 통일신라 시대 경문왕 7년(867년)에 도의선사가 건설했다고 알려진 곳으로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건설 이후 어느 순간 폐사되어 폐허로 남아있었는데 조선 광해군 14년(1622년)에 재건됐다. 송광사에는 조선시대 보물 문화재 5점이 남아있어 볼거리도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