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호기자
이마트가 먹거리 상품에 사활을 걸고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인다. 과일·축산·수산 등 신선식품부터 매장에서 파는 조리식품인 델리에 이르기까지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그로서리’ 상품의 고객 만족도를 더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지 관리부터 상품 판매 후 고객 반응 수집에 이르기까지 그로서리 상품이 유통되는 ‘A to Z’ 과정을 정비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먼저 상품 개발과 운영을 위해 최근 ‘이-트렌드(e-Trend)’ 시스템을 열었다. 이-트렌드는 고객들이 이마트 앱과 SSG닷컴에 남기는 상품평과 고객가치센터에 접수되는 상품에 대한 의견을 종합해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하루 평균 3만 개, 월 평균 80만 개에 이르는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리뷰 키워드와 부정 리뷰의 증감 추이를 보여준다. 특히 부정 리뷰가 크게 증가했을 때는 담당 바이어에게 긴급하게 알람을 주기도 한다.
그로서리 상품이 태어나는 산지 관리 수준도 한층 높아진다. 가장 먼저 정비에 나선 곳은 과일팀이다. 과일은 지난해부터 이상 기후로 작황 사정이 안 좋아 품질 관리와 가격 방어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이마트는 최근 산지 농가와 협력사를 돌며 품질을 점검하는 ‘전문 검품단’을 신설했다. 바이어들이 산지를 돌며 재배 상황 및 작물 상태를 살펴보는 것에 더해 과일들의 품질을 불시에 수시로 체크해.관리 수준을 한층 높인 것이다. 이마트 과일팀은 바이어만 20여 명으로 동업계의 약 2배에 달한다. 인원이 많으니 한 사람이 담당하는 품목은 적고 해당 과일의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 그야말로 밤낮으로 뛰어다닌다.
바이어들은 지속적으로 과일 가격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현재 산지를 수시로 찾아 신규 농가 발굴에 힘을 쏟는 중이다. 현금 매입 계약으로 우수 농가의 물량을 확보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오렌지의 경우 할당관세 인하에서 가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달 정부는 과일값 동반 폭등을 막기 위해 오렌지 할당관세를 조기 인하하기로 했다. 이구남 오렌지 바이어는 미국내 주요 오렌지 공급업체를 돌며 한국 내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1,2월에 오렌지 물량을 당초보다 50% 증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바이어는 “갑자기 미국으로 가서 넓디넓은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다”면서도 “결국 물량 증대라는 결과를 얻었고 거래업체에게도 ‘이마트가 한국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회사’라는 긍정적 인식도 심어줘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