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석기자
슈퍼 커패시터 전문기업 코칩이 코스닥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코칩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210억원을 조달합니다. 확보한 자금은 기존 사업과 신사업 생산 시설 확대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코칩은 1994년 설립됐습니다. 2002년 삼성전기의 카본계 이차전지 사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슈퍼 커패시터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슈퍼 커패시터는 에너지를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순간적으로 전류를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를 뜻합니다. 이차전지로 볼 수 있습니다.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비교하면 충전량은 적지만 충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빠르고 출력도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적은 주춤했습니다. 2020년 366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473억원까지 증가했지만 2022년 388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59억과 37억원이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3%, 36.83% 줄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액 측면에서는 IT 시장의 침체로 인해 MLCC 매출이 감소한 것이 주요인"이라며 "이익 측면에서는 상장준비 및 주식보상 등 각종 비용 증가와 상품 관련 이익률 감소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제품의 상용화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 제품의 상용화와 IT기기 수요가 전반적으로 회복돼 MLCC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슈퍼 커패시터 분야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만 해도 MLCC의 비중이 높았지만, 이제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슈퍼 커패시터(브랜드명 칩셀카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0년 비중이 30%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이죠.
코칩의 주요 제품인 소형 및 초소형 슈퍼 커패시터 제품은 IP카메라, GPS 모듈, 세탁기, AI 스피커, 건조기, 드론, 자전거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됩니다. 특히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태양광이나 스마트홈 등에도 활용되는 만큼 슈퍼 커패시터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습니다.
리튬계 소형 이차전지 제품인 '칩셀리튬'도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이 제품은 10분 이내 급속 충전이 가능하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보유했습니다. 또 못 관통과 같은 물리적 충격이나 과충전·과방전 상황에도 폭발 및 화재의 위험이 없는 높은 안전성을 검증하기도 했죠.
회사는 증권 신고서를 통해 "소형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대체 수요 증가와 전방 시장의 확대 등으로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환경에 따라 알카라인 건전지는 사용 규제가 되는 상황으로 코칩의 제품은 알카라인 건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칩의 희망공모가는 1만1000~1만4000원입니다. 코칩이 공모가를 산정할 때 에비타멀티플(EV/EBITDA)을 사용했습니다. 유형자산이나 기계장비에 대한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비용이 많은 제조산업에서 공모가를 산정할 때 활용됩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코칩과 사업이 비슷한 비나텍, 삼화전기 등 2개 사를 최종 비교회사로 선정했습니다. 이들의 에비타멀티플인 20.80배를 적용해 상대가치 주당 평가가액 1만7219원을 구했습니다. 여기에 할인율 18.69~36.12%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를 산출했습니다.
회사는 총 150만주를 공모해 총 165억~210억원의 자금을 조달합니다. 확보한 자금은 모두 시설 투자에 활용합니다. 먼저 46억원은 건물 확장에 사용합니다. 또 칩셀카본과 칩셀리튬 설비에 각각 59억원씩 총 118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코칩은 다음 달 6일부터 12일까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입니다. 같은 달 18~19일까지 일반청약을 진행한 후 3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