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기대인플레 측정가능, 경제정책에 적극 활용해야'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한국경제학회장 황윤재 서울대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뉴스 등에서 나오는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기대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지표를 측정해 경제정책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오는 1일 서울대에서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리는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데이터 기반 경제정책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황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며 "이런 데이터를 경제 정책에 적절히 활용할 경우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신뢰성 높은 정책을 수립하고, 결과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한 정책 개선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의 일종인 텍스트 데이터를 활용한 기대인플레이션 측정방안을 소개했다.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미래의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한국은행과 같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활용하는 주요 경제지표 중에 하나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설문조사로 직접 측정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높지만 비용이 크고, 실시간 측정이 어려우며 질문의 형식에 따르는 응답 편의(response bias)가 있고, 표본의 대표성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황 교수는 설명했다.

반면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측정하면 매우 큰 크기의 표본 정보를 활용할 수 있고, 문항 형식에 따른 응답 편의가 낮으며, 실시간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설문조사에 비해 낮은 비용을 요구한다는 장점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한국의 커뮤니티, 뉴스, 트위터 등의 텍스트 자료를 이용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 기대인플레이션(BIE) 지수'를 소개했다.

그는 "빅데이터에 나타난 물가상승 언급량은 공공요금의 인상 혹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발표 시점에 급속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물가 하락 언급량은 코로나 확산, 국제유가 하락 등 뉴스가 발표될 때 치솟는 경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언급량의 차이를 이용하여 만든 일별 BIE 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BIE 지수가 급속히 증가하며 2022년 여름 정점에 도달한 후 최근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며 "이런 BIE 지수는 실제 인플레이션과 매우 유사한 추세를 보이며 고(高)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한 2021년 이후 한국은행의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와도 동일한 정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한은의 기존 지표와 비교할 때, BIE 지수는 보다 선행적인 추세 변환의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특성은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과 유사한 것으로 기존 한은의 설문 조사 기반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의 특성과는 매우 다르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이상의 결과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지표는 잠재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향후 경제학, 심리학, 언어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및 정책당국의 협력을 위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금융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