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조유진기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제활동 정상화와 건설업 체불 증가 등으로 지난해 임금 체불액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 임금체불액은 1조7845억3000만원으로, 전년도(1조3472억원) 대비 32.5% 급증했다. 역대 최대였던 2019년 1조7217억원을 넘어선 최대 금액이다.
연도별 체불액은 2019년 정점을 찍은 후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1조5830억원, 2021년 1조3504억원 등으로 감소 추세였다.
작년 체불액이 다시 치솟은 데엔 팬데믹 이후 경제활동이 정상화된 것과 함께 건설업 체불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경기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의 여파로 건설업종 체불액은 2022년 2925억원에서 지난해 4363억원으로, 49.2% 급증했다.
특히 최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공사 현장에서도 하청 노동자 임금체불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노동부는 지난 15일부터 태영건설의 전국 모든 시공 현장 105곳과 민간건설 현장 500곳에 대해 임금체불 예방과 청산을 위한 일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상습체불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등의 체불 대책을 마련하고 현재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추진 중이다.
이날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정부의 노사법치가 노동자의 임금 앞에서만 무력하다"며 "정부는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과 법·제도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