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인턴기자
미국 전역에서 일주일 넘게 지속됐던 '북극 한파'가 물러갔지만, 곳곳에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는 등 기후 위협이 끝나지 않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은 캐나다에서 북극 기단이 더는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게 되면서 미 전역에 걸쳐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NWS는 이날 미 동부 해안 일부에서 오전 기온은 영하로 시작됐지만, 추위가 풀리면서 23일부터 기온이 평년 정상 범위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극한의 추위는 기세가 꺾였지만, 캘리포니아 북서부와 오대호 연안, 텍사스, 미시시피강 하류에서는 폭우 또는 진눈깨비가 섞인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 홍수 위험이 커졌다. 특히 남부 지역은 그 위험이 커졌다. 거대한 북극 고기압이 미 동부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멕시코만에서 남부 평원 쪽으로 긴 띠 형태의 뜨거운 습기가 유입되고 있다고 NWS는 전했다.
그 때문에 텍사스 남부 전역에 이날 오전부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추운 공기가 아직 남아 있는 오클라호마와 캔자스, 아칸소, 미주리 등의 북부지역에는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진눈깨비도 기온이 오르면서 많은 양의 비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멕시코만의 습한 공기는 중서부를 가로질러 이날 밤 오대호 남부 지역에 도달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북서부에서는 태평양에서 발달한 전선이 영향을 미치면서 며칠간 폭우가 이어질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남부에도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등 날씨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에는 눈이 많이 올 것이란 예보가 있었다. 현지 매체는 NWS 자료와 자체 분석 등을 통해 이날부터 25일까지 나흘간 미 걸프만 연안과 남동부 지역의 약 3700만명이 폭우와 홍수 위협에 노출돼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미 CBS 방송은 최근 미국 전역에 몰아친 북극 한파로 지난 일주일 동안 날씨 관련 사망자가 92명으로 확인됐다고 자체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눈길 교통사고나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는 강한 바람에 무너진 송전선이 이동 중이던 차를 덮쳐 타고 있던 승객 3명이 감전사한 일도 포함됐다.
오리건주에서는 얼음 폭풍이 몰아쳐 4만5000명의 전기 공급이 끊겼으며, 펜실베이니아와 캘리포니아·뉴멕시코와 인디애나주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