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 다이먼 '금융·지정학 리스크, 2년간 여파'

"내가 정부라면 무엇을 할지 준비할 것"

"매우 강력한 힘들이 2024년과 2025년에 여파를 미칠 것이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금융 부문과 지정학적 부문에서 상존하고 있는 경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다이먼 CEO는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CNBC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내가 정부라면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무엇을 할지 준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홍해에서의 테러, 양적긴축이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향후 2년간 금융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양적긴축은 앞서 다이먼 CEO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 초기부터 '허리케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온 주요 변수다. 여기에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되면서 또다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의 공급망 충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는 유가, 운송비용 등을 끌어올려 또 한 번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물결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다이먼 CEO는 지난해 말 확인된 증시 랠리가 이처럼 숨겨진 경제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멀어지게 했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가정하는 것은 실수"라며 "주가가 상승할 때는 우리 모두 기분이 좋아지는 마약과 같은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또 "재정 통화 부양책이 대규모로 단행됐다는 점을 기억하라"면서 "나는 좀 더 신중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은 자유 국가고 당신은 투자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개인적 충고는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기존 회의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다보스포럼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다이먼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국기 핀을 양복 깃에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자유, 민주주의에 관한 것임을 대중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면서 "이것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다보스에서 진행된 CNBC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솔로몬 CEO는 "우리가 인플레이션 진전을 이뤘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합리적"이라면서도 "시장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Fed가 데이터에 기반해 금리 결정을 할 것이라고 내다본 그는 "세계에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중동발 지정학적리스크 등이 고조되면서 자칫 인플레이션 쇼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클라스 노트 총재 역시 "시장이 앞서 나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금리 인하 기대가 '자멸'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부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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