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군인에게 커피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페 사장이 자신이 겪는 고충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 장병 무료 커피 두 달간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남양주에 위치한 카페를 운영하는 작성자 A씨는 "아들이 입대하고 군인들만 보면 다 우리 아들 같아서 두 달 전부터 군 장병들에게 무료 커피를 제공 중이다"라며 "많은 분들이 오신 건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일화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한다"며 운을 띄웠다.
A씨는 "첫 번째로, 가게 밖에 있던 군인들을 직접 데려와 커피를 대접했던 기억이 난다. 옆 건물 철거하는 헬스장에 군인들이 군 트럭을 몰고 무료 나눔 매트를 가지러 왔었는데, 문 앞에 적인 '커피 무료 제공' 글귀를 보고 눈치를 보더라"라며 "뛰어나가서 7명을 데리고 들어와 커피를 대접해 드렸다. 쿠키도 몇 개 드렸더니 울려고 하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두 번째로는 여자친구와 카페를 방문한 군인에게 A씨가 "'군인은 공짜인데 (여자친구와) 결혼하실 사이시면 여자친구도 군인 가족이니까 공짜로 커피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더니 군인이 '결혼한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여자친구분도 군인 가족이라 생각하고 공짜로 드렸다"고 말했다.
A씨는 진상 고객을 겪었던 일화도 털어놨다. 그는 "술이 거하게 취한 50, 60대 멀쩡한 아저씨가 '나도 군인이었다'라고 주장하며 공짜로 커피를 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지금 군인으로 복무 중인 이들에게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해 드리니, '동네 장사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저주를 퍼붓고 가셨다. 그날 '무료' 문구를 뜯어버리려다가 참았다"며 속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A씨는 "아직 무료 커피를 많이 드리지는 못했지만, 아들이 제대한 이후에도 서비스를 계속 이어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상들은 자신이 진상인 것을 모를 것", "각박한 사회에 훈훈한 사연이다. 나부터도 나라 지키러 간 군인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사장님 인품이 좋으시다", "사장님과 커피를 무료로 요구한 진상 손님들이 너무 비교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군장병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군장병들에게 꿔바로우나 탕수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중국집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휴가 등을 나온 군 장병들이 부대로 되돌아가기 전 식사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지난 2015년에는 스타벅스가 특별휴가를 부여받은 군장병에게 '오늘의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당시 스타벅스 측은 전국 단위의 바리스타 공개 채용에 군장병 특별전형을 마련해 전역 장병들의 취업과 사회 진출에 기여하기도 했으며, 군장병의 편의를 위해 전방 주요 지역을 방문하는 현지 면접과 커피 세미나도 진행해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